작가 박경범(朴京範)이 1995년 데뷔 초기부터 인터넷통신문학, 월간 〈한국논단〉 , 〈月刊朝鮮〉 그리고 〈창조문학〉, 〈서울문학〉 등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중단편집을 모은 책 〈허시(虛時)의 사랑〉이 출간되었다.
최신작으로서 서기 2066년 대한민국이 그 정체성을 잃고 중국에 합병되려하는 이야기를 그린 미래가상소설 〈사라진 민족〉이 있다. 그리고 청년과 중년여성의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허시의 사랑〉이 표제작이다.
수록작품은 총12편으로서
사라진 민족, 虛時의 사랑, 외계인X, 神의 소리, 짧은 사랑 긴 이별 영원한 合一(의사 장기려의 순애보), 사랑과 容恕, 세상과 나, 적자생존, 사랑의 正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겨울 手記, 인생의 벽
이 있다.
작자의 초기 작풍(作風)인 ‘환상과학’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가 후반에 들어 일반적인 ‘자술(自述)’풍의 단편소설들로 마무리 되고 있다.
특히 80년대 이후 명맥이 끊어졌던 세로쓰기 조판을 채택한 것이 이채롭다. “그렇게 내면 누가 읽겠느냐”는 주변의 우려에 작자는 “어차피 고급독자만이 소화할 내용들인데 우리 문화의 위기에 관하여 할 수 있는 한 깊은 메시지를 내어, 위축되어가는 이 땅의 지성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싶은 것이 작품활동의 목적”이라고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