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우 목사는 서른이 갓 넘은 나이에 한남제일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40여 년을 한결같이 교회와 이태원 지역을 섬겼다. 흔히 오창우 목사의 목회를 일컬어 ‘마을목회’라 한다. 사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마을목회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실 오창우 목사가 일궈온 마을목회는 도심 근처 전원마을에서 가짜 마을살이를 하는 목회도 아니고 지역을 위한 문화교실이나 카페 운영 등 어떤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다만 교회가 자리한 마을에서 마을을 돌보고, 마을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어려움을 교회의 어려움으로 함께 느끼며 함께 풀어가려고 노력함으로써 마을을 살리기 위해 힘썼다. 그것은 동시에 교회를 살리는 일이었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1부 “나의 삶, 나의 자리”는 출생에서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회고록이다. “내가 기억하는 오창우”는 아들, 사위 등 가족을 비롯하여 친구, 지인, 교계 관계자 10여 명이 집필한 것으로, 각자가 경험하고 기억하는 오창우 목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창우 목사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제2부 “나의 마을, 나의 교회”에는 오창우 목사가 생각하는 마을목회란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난 40여 년간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실제 한남제일교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또 마을목회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조언도 실려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도시민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동네에 와서 교회의 담장을 없애고 마을 사람들의 진짜 이웃이 되어준 오창우 목사의 인생과 목회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진정한 교회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교회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계기를 선사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