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포워딩 업계의 기록, 직장인의 현실을 담은 사실주의 소설 - 『포워더』
이호연 작가의 첫 소설, 〈포워더〉는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포워딩 업계를 배경으로, 직장인의 일상과 조직 생활의 다층적인 면모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항공 경영학을 전공하고 포워딩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작가의 이력은 작품 전반에 걸쳐 빛을 발하며, 독자로 하여금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포워딩은 물류를 효율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작업으로, 고도의 전문성과 전략적 사고를 요구합니다. 〈포워더〉는 이처럼 치열한 업계의 업무 환경과, 그 속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책임과 스트레스를 진솔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직장 내 정치와 갈등, 부당한 지시, 그리고 동료 간의 연대와 같은 문제들은 조직 내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보편적 경험을 환기시킵니다.
작품은 단순히 직업적 서사에 그치지 않고, 조직 안팎의 인간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주인공 이지후 과장이 겪는 고난은 직장에서의 도전과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독자에게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노이 패잔병들의 모임’과 같은 생동감 있는 에피소드는 직장인들이 마주하는 희로애락을 사실감 있게 전달하며,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함께 녹여내어 읽는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이호연 작가의 첫 작품은 사실적이고도 정교한 서사, 그리고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일과 삶이 교차하는 현대인의 현실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포워딩이라는 틈새 업계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면서도, 〈포워더〉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보편성을 확보하며, 새로운 사실주의 오피스 소설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