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계엄은 예고된 재앙이었다!”
22년 경력의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통찰력 가득한 심층 분석을 통해 윤석열 군부의 실체를 파헤지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경. 그 시간 깨어 있던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은 난데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어안이 벙벙했다. 21세기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계엄령 선포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정말 그 일이 일어났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해 기존 통치체계를 중단시키는 것을 ‘친위 쿠데타’라 분류한다.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의 발췌 개헌,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에 이어 이번 12·3 불법계엄 사태 또한 친위 쿠데타 범주에 속한다. 이번 사태는 야당에게는 예고된 재앙인 ‘회색 코뿔소’였고, 여당에게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느닷없이 다가온 이례적인 사건, 즉 ‘블랙 스완’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조짐이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조짐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22년 경력의 안보전문기자 박성진은 이 책 《용산의 장군들》에서 12·3 불법계엄 사태로 드러난 윤석열 군부의 실체와 이들이 어떻게 서서히 몰락의 길로 들어섰는지를 세밀하게 들려준다. 경향신문 재직 당시 국방부를 출입하는 동안 취재원으로 만난 국방부 장관만 16명인 데다, ‘한국군 코멘터리’ 칼럼을 8년간 연재해온 그는 취재원이 다양하기로 정평이 난 만큼 한국군 관련 인맥 또한 상당하며, 그만큼 한국군에 대한 애정 또한 크다. 그는 통찰력 가득한 심층 분석을 통해 윤석열 군부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들의 몰락의 조짐을 일찌감치 읽어냈다.
이 책은 윤석열 군부의 핵심 세력은 누구이며, 이들이 어떻게 빌드업(예비 공작) 과정을 거쳐 불법계엄 사태를 만들어갔는지를 자세하게 들려준다. 윤석열 군부의 쌍두마차는 신원식과 김용현으로, 이 둘은 PK 군맥 출신의 강경 매파이기도 하다. 특히 신원식은 국방장관 시절 적 도발에 대한 군사작전의 원칙으로 ‘즉·강·끝’을 내세웠는데, 이는 북이 도발하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겠다는 의미다. 저자는 12·3 불법계엄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잘못된 ‘브로맨스’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 둘의 만남에서 ‘미니 하나회’에 다름 아닌 ‘충암파’와 ‘용현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군부의 몰락의 전조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 책은 대통령의 격노가 불러온 ‘채 해병 사건’뿐 아니라 야금야금 윤석열 군부의 토대를 무너뜨린 일들을 하나하나 추적해서 들려준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철학이 부재한 윤석열 정권을 꿰뚫어보고 이들의 몰락을 예견했던 TV조선 김민배 대표, 당선인 시절 국군보다 미군을 우선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이상한 행보, 전두환과 노태우의 사진을 내걸고 있는 방첩사와 기무사 폐지를 둘러싼 조국 민정수석에 얽힌 이야기 등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가득하다. 용현파로 분류되는 12·3 불법계엄 당시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에 관한 이야기와 12·3 불법계엄 사태까지 연결된 그 모든 사건은 마치 한 편의 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12·3 불법계엄 사태가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 한국군의 뿌리 깊은 문제에 대한 적확한 진단과 명쾌한 해법 제시
이 책 《용산의 장군들》의 진정한 미덕은 윤석열 군부의 시작과 몰락의 과정을 세밀하게 들려주는 것에 있지 않다. 12·3 불법계엄 사태를 통해 한국군의 뿌리 깊은 문제에 대한 적확한 진단과 더불어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 데서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
저자는 12·3 불법계엄 사태뿐 아니라 한국군의 뿌리 깊은 문제는 진급을 미끼로 한 충성경쟁에 있으며, 이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어온 고질병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힌다. 지장, 덕장, 용장보다 ‘운장’이 우선하는 한국군,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의 참모총장이 대부분 임기 2년을 채우기 어려운 한국군의 상황을 정확하게 짚는다. 윤석열의 장군들이 왜 ‘정당한 명령’이 아님에도 계엄령을 따랐는지에 대한 답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진단은 오랫동안 한국군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취재해온 그의 전문성에 기인한다. 저자는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권력에 물든 장군들을 솎아내고 군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군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트럼프의 군대 출동 명령을 거부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의 예를 통해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바를 시사한다. 국방장관의 역할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방 철학을 교감하기 위해 대통령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며, 장교 교육과정에 ‘시민으로서의 군인’ 교육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부록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에서는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던 김용현에게 가장 먼저 용산 이전을 제안했던 저자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진실이 궁금한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