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도시로, 평생을 떠돌아야 했던
이방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아카데미에 들어가고자 아테네로 향한다. 그곳에서 친우 헤르미아스를 비롯한 많은 이들과 교류하며 학문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고, 어느새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명성은 조국까지 닿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어린 시절 스승이 되기도 한다. 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영토 확장을 따라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 역시 더 널리 퍼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자의 정복 전쟁에도, 가까운 이들이 휘말리는 정치적 문제에도 조력자보다는 방관자가 되기를 택했다. 어찌 보면 본인이 평생에 걸쳐 강조한 ‘중용’을 지킨 것일 수도 있겠으나,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여러 문제를 피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옮겨 다닌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정사도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읜 아리스토텔레스는, 훗날 자신을 돌봐주었던 프록세노스가 사망했을 때 그 아들 니카노르를 거둔다. 이후 친우 헤르미아스의 조카이자 훌륭한 생물학자였던 퓌티아스와 결혼해 부인과 같은 이름의 딸을 낳는다. 퓌티아스가 너무 어린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난 뒤에는 헤르필리스와의 두 번째 결혼에서 아들 니코마스를 낳고, 이때 아들 니코마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내용을 담은 책은 훗날 유명한 ‘니코마스 윤리학’이 된다.
그를 대표하는 ‘형이상학’ 외에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많은 연구를 남겼다. 그 분야는 우주, 생물, 정치 등 끝도 없이 방대하다. 어떤 시기에도 학문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사물의 본질과 세상 모든 것을 열렬히 관찰하고 또 탐구했다.
“사는 데는 철학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살아가는 데는 철학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그리스 고전을 만화로 재탄생시킨 타소스 아포스톨리디스의 각색에 『로지코믹스』, 『어메이징 데모크라시』 등을 출간한 알레코스 파파다토스의 그림이 더해졌다. 두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시선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를 들여다본다. 인물들의 특징과 풍부한 표정을 살린 그림, 읽기 쉬운 템포의 대사와 내레이션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삶을 보다 친숙하고 깊이 있게 묘사했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은 독자를 당연하다는 듯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 수많은 업적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맥락에서 태어났을까? 이 책을 통해 그려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