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화운동과 결합해 사회개혁의 최전선에서
중국 사회의 체질을 바꾸기 시작한 ‘미스터 사이언스’!
명 중엽, 선교사들을 통해 서양 과학을 접하기 시작해, 일반 대중들이 과학에 대해 알게 된 것은 1919년 5.4 신문화운동을 전후해서이다. 전면적인 서구화를 표방한 이 운동의 리더들은 서양으로부터 ‘과학’과 ‘민주’를 들여와 중국을 개혁하고 대중을 계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스터 사이언스’는 정치·문화운동과 결합해 사회개혁의 최전선에서 중국 사회의 체질을 바꾸기 시작했으며, ‘과학 사회주의’를 표방한 공산주의에 수렴됨으로써 이념적·정치적 결실을 보게 되었다.
물론 현대 중국에서 ‘미스터 사이언스’는 순수과학의 모습뿐만 아니라, 철학, 종교, 정치 등 각 영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주도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중국에서 과학을 통한 근현대 사회의 형성 과정은 정상성과 비정상성이 혼재하는 시간들이었다. ‘과학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과학의 본질과는 상반되는 비합리적 태도를 낳기도 한 것이다. 특히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과 함께 일어났던 여러 차례의 정치적 동란은 과학의 발전에 치명적이었다. 사회주의 이념에 종속된 과학은 그것이 지닌 비합리성에도 불구하고 과학계를 휘저었으며, 객관적이고 독립적 연구를 갈망하던 과학자들을 도태시켰다.
그렇지만 이후 개혁개방노선에 따라 시장경제체제가 도입되자, 외국 제품을 모방하는 단계를 거쳐 서구와의 직접 교류를 통한 기술 개발이 시작되었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산업환경의 재편은 중국 기업들이 내수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기초로 세계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샤오미의 가전제품, 화웨이의 스마트폰,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의 빠른 성장, 달 탐사와 핵미사일 개발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의 굴기, 순수 중국 학자의 노벨상 수상 등은 우리가 중국의 과학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가면서 우리의 과학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살피게 하는 자료들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