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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의 거짓말

게이코의 거짓말

  • 백금남
  • |
  • 피플워치
  • |
  • 2025-01-07 출간
  • |
  • 340페이지
  • |
  • 148 X 210mm
  • |
  • ISBN 979119840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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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너를 만나러 갈 때는, 감색 나팔꽃이 그려진 하얀 유카타(ゆかた, 浴衣)에 굽이 높은 마놀로불라닉을 신고 갈 거야. 동백꽃처럼 붉은 베네피트 립 플럼퍼를 듬뿍 바르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푸른 에스까다 정품 선글라스를 끼고 갈 거야. 거기에다 수정빛 GRG 모자를 눌러쓰면 금상첨화지. 곧 갈 거야. 동백꽃 피는 숲으로, 곧 갈 거야.〉

게이샤로 출발한 타국의 소녀에 의해 드러나는 우리의 민낯. 그녀가 그려가는 이 세상의 큐비즘. 그것이 바로 우리의 얼굴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여러 각도를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 게이코는 어머니가 그랬듯이, 아무 설계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희망대로 사는 삶이 아니다.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에 떨어져 자신의 운명과 씨름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그 속에서 그녀는 그녀만의 추상성을 확보한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남이 눈치챌 수 없는 현실을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방식으로 그려왔다.
홀로 현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세워나가던 그녀는 한국으로 나와 세상이 자기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상을 속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일어난 희망을 향한 본능적 욕망은 그만큼 치열하다. 그녀의 희망을 향한 욕망은 칼끝으로 살과 뼈를 찢고 쪼개듯 날카롭다. 희망을 쟁취하기 위한 그녀의 욕망은 더할 수 없이 집요하고 격렬하다.
새 생명을 죽이기 위해 광분하던 그녀가 끝내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일어서는 모습은 범접할 수 없는 서사의 위엄을 보여준다. 이 서사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은 희망의 산물이지 결코 절망의 산물이 아님을 작가는 잘 갈무리된 언어로 직조해 낸다.
또 하나의 문학적 서사를 완성한 작가의 후기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소설의 의미가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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