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사랑》은 일상의 단면 속에 숨겨진 결핍과 허무를 섬세하게 그려낸 홍성진 저자의 작품이다. 주인공 성준을 중심으로 평범하지만 어딘가 무너져가는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터와 인간관계에서 반복되는 갈등, 그리고 한결같이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공허함은 독자에게 익숙하면서도 아프게 다가온다.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건조하지만 깊이 있게 탐구한다. 성준은 겉보기에 성공적인 사업가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딘가 어긋나 있다. 직원들에 대한 실망과 짜증, 오랜 친구 형식의 불륜 고백은 성준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결핍을 드러낸다. 타인을 비판하면서도 스스로는 무력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은 현대인의 자화상과 다르지 않다.

이는 성준의 첫사랑, 송윤희와의 과거 회상을 통해서 첫사랑이라는 감정선과 인생의 균열이 대비되며 도드라진다.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아련하지만 동시에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상징이다. 성준에게도 첫사랑은 한때의 설렘이자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지만, 그 기억은 현재의 공허함을 더욱 강조한다. 첫사랑이 지닌 순수함과 열정은 이미 현실에 물들어버린 성준의 삶과 극명하게 대비되며, 사랑을 통해 채워질 수 없었던 내면의 결핍이 더욱 깊어지는 순간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겉으론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모두가 ‘부족한 사랑’을 안고 있다. 주인공 성준이 어항 속 금붕어를 보며 느끼는 연민은 그의 내면 깊숙한 외로움과도 맞닿아 있다. 이처럼 저자는 소소한 일상과 풍경을 통해 인간 존재의 허무함과 고독을 은유적으로 그려낸다.

《부족한 사랑》은 사랑이 부족했던 이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다.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외롭게 만드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은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이 결핍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찾아 헤매야 한다고 조용히 말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