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 기도’ 이야기! (1) - 서문에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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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땅의 기도" 두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첫 번째 책이 나오고 나서 반년만입니다. 제가 서둘렀다고 하기보다 주님께서 몰아가셨다는 편이 훨씬 맞습니다. 첫 번째 책을 내고 발송 작업이 끝난 때부터, 갑자기 예정에 없던 두 번째 책을 쓰기 시작해서 석 달 만입니다. 본디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도가 나아갔습니다. 그때 제 기도는 "틈만 나면 기도하게 해주세요.", 또 "틈만 나면 운동하게 해주세요." 등 5개의 "틈만 나면~!" 시리즈로 기도하는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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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집회하게 해주세요.", "틈만 나면 정리하게 해주세요." 등의 기도였습니다. 그때의 기도 제목 중의 하나가 "틈만 나면 집필하게 해주세요!"였는데, 그렇게 기도하며 모든 예정된 출판, 배송, 집회, 강의가 막 끝나고 시간이 되어 기도문을 쓰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주제를 놓고 기도하는 콘셉트로 가고 싶었습니다. 땅의 기도 1집은 12개 파트로 나누어 여러 기도문을 실었기 때문에 다양한 기도는 드릴 수 있지만, 어떤 주제에 대한 집중적인 기도는 좀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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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감동을 다 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주님께서 주신 것들을 모두 표현하려고 몸부림을 친 시간이었습니다. 고마운 것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기도문이 완성되었다는 것이 기쁨이자 기적입니다. 본디 이렇게 바로 2집을 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면 저보다는 하나님께서 이런 기도가 급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땅에서 주님의 뜻대로 살기 원하는 간절함을 갖고,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주님의 채근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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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은 참 어렵습니다. 어려운 이유는 이 기도가 저의 기도이자 모든 이들의 기도가 되어야 하고, 이 땅에서 필요한 기도이자 성경에 근거를 둔 기도이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는 절박한 기도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런 간절함이 없을 수도 있고, 그 간절함의 내용이 저의 기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읽는 기도문’을 쓰면서 저는 성경을 많이 읽었는데 사실은 읽었다기보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좋았던 것은 그동안 읽은 성경이 ‘씨줄’이었다면 듣는 성경은 ‘날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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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들으면서 이해하는 성경의 폭이 그렇게 넓으리라 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데, 수없이 듣고 또 들으면서 성경 안에 들어있는 하나님 신비의 빛을 흠뻑 쬐고, 폭포수 같은 말씀의 샘을 실컷 마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래도 아직 깊은 말씀의 우물을 다 맛본 것은 아닙니다. 이제야 신령한 샘의 초입에 진입해 들어간 느낌입니다. 처음 성경을 듣게 된 것은 순전히 시간을 쪼개 쓰는 시간 관리 차원입니다. 매일 두 시간을 걷는 기도를 하다가 시간 때문에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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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기도하고 운전하면서 기도하는 이 방법은 제게 기도의 광맥을 발견하게 해준 신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기도하는 일과 성경을 듣는 일을 번갈아 하면서 아예 블루투스를 통해 편안하게 들으면서 순간순간 오는 감동을 적을 어떤 때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만큼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목회하는 동안에 이런 방법을 미리 알았으면 목회나 사역이 풍성해졌을 것이라는 마음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도 남은 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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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우리의 신앙생활, 그리고 우리의 삶에 빈익빈 부익부의 기준점이 됩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체험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기도가 풍성하고 기도가 부해지면 삶과 신앙의 풍요가 찾아오고, 반대로 기도 생활이 빈약해지면 삶에도 빈궁함이 찾아옵니다. 그건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삶을 구성하고 있는 여유, 긍정, 가치, 희망, 행복, 보람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확신과 용기가 넘치고, 다양한 삶의 내용이 윤택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인생을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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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을 쓰다 보니 목사의 병이 도져서 그랬는지,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정직하게 기도문을 썼는데도, 어느 순간에 말씀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기도문의 저장소로 쓰고 있는 페이스북에 기도문을 올려놓으면 가끔은 ‘귀한 은혜’를 받는다거나 ‘좋은 가르침’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는데 이는 그 기도문이 주는 간절함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다 기도문이 표현하는 기도의 내용을 마치 말씀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문은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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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과 달리 기도문이 어려운 건 중복되는 어휘나 문장, 동일한 기도의 반복을 피해야 하는 스스로 정해놓은 원칙을 지키려는 것 때문입니다. 단어나 어휘야 반복해서 나오겠지만 기도문의 내용이나, 문장, 큰 기도문의 흐름이 중복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중복들이 저자의 눈에는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고 해도 독자들의 눈에는 띌 수 있습니다. 특히 여느 책처럼 며칠 만에 다 읽으시는 분들의 경우는 그럴 수 있습니다. 중복되는 문장을 피해 가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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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도문을 쓰는 적막강산 같은 외로운 서재에서 제게 숨통을 틔워준 몇 분의 목사님들이 매일 기도문을 읽어주시고 ‘아멘’으로 화답해 주셨습니다. 물론 평신도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 중에는 기도문을 다 읽지 않으셨을지라도 댓글의 단어 하나조차 기도의 감옥 안에서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분들께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 일은 제가 일생을 지고 가야 할 운명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기도의 주제는 다르지만 언제나 기도하며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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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이 기도문을 구입하는 이들이 매일 욕심내지 않고 한 편씩만 읽으면서 기도해도 그 삶에 획기적인 변화와 성장의 축복이 임하리라고 믿습니다. 특히 이 기도문은 아예 처음부터 주님의 뜻대로 살아보려는 분들을 위한 ‘목적 기도’였기에 그렇습니다. 그것은 은퇴 후에 제가 느끼는 주님에 대한 죄송함과 영적 갈증에 대한 돌파구를 찾으려 시도했던 것인 만큼, 영적 갈증과 영적 주림의 시대에 주님과 같이 살고 싶은 아름다운 열망을 가진 이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입니다.
‘골방 기도’ 이야기! (4) - 기도 쇄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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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 목숨 걸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기도를 생명처럼 소중하게 하지도 못하면서 매일마다 기도문을 하루 5편에서 10편을 씁니다. 이 ‘기도문’으로 기도를 드린다면 시간으로 치면 30분 정도 되는 분량이지만, 이걸 글로 쓰는 시간은 저같이 우둔한 원로 목사는 열 시간도 족히 걸립니다. 우스갯소리로 기도에 온몸을 혹사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당장은 몇 달,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모두 치면 여러 해 긴 시간을 그렇게 살아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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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앞가림의 기도도 잘못하는 기도의 어린아이 같은 제가 기도문을 쓴다는 것은 오만하므로 비칠 수 있는 무모한 도전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개척자들의 일관된 변명처럼 저 역시 시대가 저를 불렀거나, 왕이신 하나님께서 저에게 출정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 기독교 신앙공동체인 교회, 선교단체, 신학교 등 공동체들의 맨 앞에서 엔진을 가동하며 촌스러운 검은 여기와 함께 두꺼운 얼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끌고 가는 배 이름은 ‘기도의 쇄빙선(碎氷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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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얼어붙는 북녘의 항구는 고민이 많습니다. 겨울철 얼어붙은 항구를 배들이 뚫고 나날 길이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겨울 바다를 항해할 크루즈 선도 아니고, 더 먼 바다에서 참치를 잡아 올 원양어선도 아닙니다. 또 여객선이나 연근해 어선, 작은 고기잡이배들은 얼어붙은 항구에서 숨을 죽여가면서 겨울을 보내다가 "쇄빙선이 뜬다!"라는 안내받으면 들뜬 마음으로 기지개를 켜며 새롭게 만날 승객들과 어군을 상상하며 기대에 부풀게 됩니다. 그 일을 쇄빙선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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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빙선이 두껍게 얼어버린 얼음을 가르며 바다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면, 이제 얼어붙었던 겨울 항구는 활기가 넘칩니다. 시끄러워집니다. 드디어 항구의 멋을 느끼는 생기 있는 항구가 됩니다. 원양어선도 출항 채비를 하고, 연근해 어선들도 분주히 움직입니다. 엄두도 못 내던 작은 배들도 활기를 찾습니다. 마치 새봄을 맞은 듯합니다. 쇄빙선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대단한 장비도 특별한 시설도 없는 쇄빙선은 항구에 발이 묶인 많은 배의 가치를 일깨우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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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기도(祈禱)를 안 하는 그리스도인은 없습니다. 기도 없이 목회하는 목회자는 더욱 없습니다. 모든 종교에 이름은 달라도 기도의 형태가 없는 종교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만큼 기도에 열심하거나 기도에 진심인 종교는 없습니다. 그렇게 기도에 특화된 기독교인들조차도 이처럼 모든 분야의 기도를 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우선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기도를 모두 감당한다면 하루 24시간을 계속 기도해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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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기도’에서는 1년 52주를 교회력에 따라 기도하는 목회 절기에 맞춘 송구영신 1월 첫날부터 마지막 송년 주일까지의 일반적인 목회기도입니다. 그리고 "땅의 기도"는 1.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39편 2.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 5편, 3. 목회와 사역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 32편, 4. 특별한 선교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 16편, 5. 행복한 교회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 41편, 6. 신앙의 절기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 34편, 7. 절기와 계절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 19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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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8. 질병과 장애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 40편, 9.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 45편, 10. 다양한 직군(職群)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 43편, 11.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 24편, 12. 자신의 영성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 28편 등 12개 영역의 기도문 366편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1. 개인적 응답을 기억하여 드리는 기도 23편, 2. ‘땅의 기도’와 관련된 스무 개의 뒷이야기 20편 등 삶을 갈아 넣어 쓴 모두 389편의 기도와 20편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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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골방 기도’는 "예수님처럼 살고 싶은 이들이 드리는 기도!"라는 주제로 주님처럼 살고 싶은 갈망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지를 제안하는 기도가 365편 실립니다. 주님처럼 살고 싶은 막연한 소망을 세세한 기도문으로 소개한 책이 아직은 없었습니다. 이 기도는 얼어붙은 기도의 항구에 길을 내는 쇄빙선이 되어 우리의 기도를 끌어내 줄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를 끌고 가신다고 고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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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땅의 기도’는 이 땅의 모는 평신도나 신학생, 중직이나 목회자 모두에게 쇄빙선의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꿈꾸던 부동항(不凍港)을 만들지는 못해도 쇄빙선이 지나간 다음 신앙인 개개인의 영혼 위에 닻을 올리거나, 모든 교회의 엔진에 시동을 걸고 믿음의 바다를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역선은 무역을, 원양어선은 고기를, 크루즈 선은 여행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줄 것입니다. 쇄빙선은 대단하지 않지만, 이 배가 지나간 다음 일어날 일은 엄청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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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도의 쇄빙선을 끌고 얼어붙은 항구를 떠나며, 이 뱃고동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일어날 엄청난 일에 대한 기대를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 계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적어도 이 기도문을 하나님의 계시로부터 시작했고, 지금도 매일 깜짝깜짝 놀랄만한 계시 언어로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비주의가 아닙니다. 집필의 현장에서 제가 매일 경험하는 실증이요 역사입니다. 이제 그 마지막을 보기 위해 오늘도 굉음을 내며 이 항구를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