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깊이 있는 학습을 실천하는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국의 교육과정은 자주 바뀐다. 백년을 관통해야 할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여러 사회적 이유로 10년도 못 가서 교육과정이 개정되곤 한다.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개정안을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는 데 종종 어려움을 토로한다. 교실 안에서 혼란을 느끼지 않고 개정안대로 수업을 진행하려면 교사들의 충분한 숙고가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이 책은 개정안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찾아 반영하는 과정을 함께한 교사들의 연구서다.
2022년 개정안이 앞으로 닥칠 사회변화, 기후 문제, 인공지능의 확산, 미래의 변화를 고려하여 만든 교육과정이라고 이론적 이해는 했으나, 학생들이 살아갈 사회변화를 예상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준비하며 설계하는 실천은 여러 가지 고민과 비교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 과정을 교사 개인이 짊어지기는 매우 버거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이야기하며 연구하는 교사들이 그동안의 수업사례에서 보인 결과를 이론적인 부분과 함께 엮어 낸 책이다.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교사들이라서 수업의 사례들이 교실에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생생하다. 그 과정을 읽다 보면 성장점도 뚜렷이 나타나며 독자에게도 교사들의 성장점이 보이게 될 것이다. 4년의 연구는 그 내용과 실행 과정으로 보아도 결코 짧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2. 생생한 수업사례를 통해 지향점을 알리는 책
이 책의 빛나는 점은 수업 내용을 연구하고 현장을 기록하여 결과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깊이 있는 교육과정에 대한 이론적인 이해는 물론, 이론에서 제시하는 실천 방법을 국어, 영어, 과학, 통합과목의 여러 수업사례를 함께 살피며 만들어 가는 걸 잘 보여주었다. 각각 다른 교실, 환경, 아이들의 학년 나이는 다르지만 교육과정의 이념을 적용하며 보다 의미 있고 재미난 수업을 이루게 되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것만큼 교사에겐 큰 보람도 없을 것이다.
사회가 급격한 속도로 변할수록 교육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은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학원 등 사교육이 늘어가고 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점점 증가하는 이 시대. 우리에게 교육을 연구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구성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앞부분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깊이 있는 학습,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기초적인 이해에 중점을 두었으며, 뒷부분은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이해중심 교육과정 수업의 실제를 다루고 있다. 다만, 책의 주요 논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 수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졌고 4년 동안 꾸준히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방식을 탐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가치는 여기서도 찾을 수 있다.
현장 교사에게는 생생한 사례들로 도움이 될 것이고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