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

한 말씀만 하소서

  • 박완서
  • |
  • 세계사
  • |
  • 2024-12-17 출간
  • |
  • 212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88933872482
판매가

17,000원

즉시할인가

15,3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5,3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자식 잃은 참척의 고통과 슬픔, 그 절절한 내면 일기

“이건 소설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일기입니다. 훗날 활자가 될 것을 염두에 두거나 누가 읽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같은 것을 할 만한 처지가 아닌 극한 상황에서 통곡 대신 쓴 것입니다.”

1988년, 가장 끔찍했던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로…
서울 집에서 부산의 딸 집으로, 분도수녀원의 언덕방으로…

▶ 9월, 부산 첫째 딸네 집

1988년 온 나라가 올림픽의 환희로 가득 차 있던 그때, 박완서는 갑작스럽게 외아들을 잃고 만다. 어머니가 걱정된 첫째 딸의 성화에 부산의 딸네 집으로 내려온 작가는 기억 외에는 남아 있지 않은 아들을 생각하며 아직도 미치지 못한 자신의 강인한 정신을 탓한다. 그리고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아들을 데려갔는지, 신을 향해 그 이유를 묻고 또 묻는다. 이런 물음은 신을 향한 증오로, 마침내 살의로 치달으며 작가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기도를 토해낸다. 그럼에도 아들을 앗아간 신은 끝끝내 응답이 없다.

“사생결단 죽이고 또 죽여 골백번 고쳐 죽여도 아직 다 죽일 여지가 남아 있는 신, 증오의 최대의 극치인 살의(殺意), 나의 살의를 위해서도 당신은 있어야 돼. 암 있어야 하구말구.”

▶ 10월, 부산 분도수녀원 언덕방

서울 집으로 가서 홀로서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박완서는 이해인 수녀의 제안으로 부산 분도수녀원의 언덕방에 머물 기회를 얻는다. 뒤돌아서 다 토했을지언정 여봐란듯이 밥 반 공기를 먹어 치우며 딸의 허락을 받았지만, 막상 언덕방에 도착해 마주한 고립감은 아주 고약했다. 이후 사흘을 밤새 방 안을 데굴데굴 구르고 몸부림치며 신에게 한 말씀만 달라며 애걸복걸했지만 끝내 응답은 얻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을 흘렀고 작가는 수녀원의 수녀님과 도움을 받는 노인들, 젊은 방문객들 틈에서 죽음에 대한 갈망 또한 교만이라는 것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다.

“따라 죽을 수 있으리라는 것도 교만이요, 환상이라는 걸 받아들일 채비를 하고 있었다. 결국은 살 궁리인가? 역겹고 비참하지만 자신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그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 어쩌랴.”

▶ 10월, 부산 분도수녀원 언덕방, 화장실

신병을 얻은 딸에 대한 근심을 토로하던 옆방 방문객에게 박완서는 아들을 잃은 자신도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살아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불행이 타인에게 위안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 심경으로 옆방 방문객과 마주 앉아 먹은 점심은 결국 제대로 얹혔고 먹은 것을 다 토해낸다. 그리고 그때 문득 든 생각, 도대체 내가 무슨 죄가 있길래 아들을 앗아갔냐는 물음에 대한 응답이 신의 계시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작가는 타인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궁극적으로는 신과도 고통을 나눌 줄 몰랐던 것이 가장 큰 죄였음을 깨닫는다.

“나의 고통까지도. 당신이 내게 이 모든 것을 주셨나이다. 주여, 이 모든 것을 당신께 도로 드리나이다.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오니, 온전히 당신 의향대로 그것들을 처리하소서.”

▶ 그해,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서울 집으로

죽고 싶다는 정신의 소망을 따라주던 박완서의 육체는 그날 이후 끼니때가 되면 배고픔을 여실히 드러냈고 육신과 정신의 분열 앞에 작가는 창피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몸은 회복되었어도 살아갈 의욕까지 온전히 찾지는 못했기에 서울 집에 혼자 머무르지 못하고 막내가 사는 로스앤젤레스로 떠난다. 하지만 그곳은 이질적인 언어로 가득 찬 세상이었고, 그 참을 수 없는 외로움으로 겨울을 나기도 전에 서울로 급히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몇 달 후, 작가는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다는 것은 작가에게 특별한 의미였다. 아들이 없는 세상도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주여, 저에게 다시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주여 너무 집착하게는 마옵소서.”

▶ 이후, 다시 언덕방으로

분도수녀원을 처음 갈 때만 해도 박완서는 그곳을 속세를 벗어난 도피처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막상 머물게 된 수녀원은 세상에서 버림받은 가장 외로운 이들과 함께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죽음에서 삶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고, 끝내 생명의 가장 필수적인 식욕을 되찾는다. 이후에도 작가는 해마다 언덕방 손님을 자처하며 그곳에 머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수필 「언덕방은 내 방」과 그곳으로 작가를 이끌어준 이해인 수녀님께 보내는 손 편지는 참척의 고통을 견뎌낸 이후의 삶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지금 같은 고통으로 힘겹다면, 삶의 막다른 길에 놓인 것 같다면 이 책에 담긴 작가의 살아 있는 위로를 건네받기를 바란다.

“88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아’ 소리가 나올 적이 있을 만큼 아직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가까이 계시어 분도수녀원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것은 그래도 살아보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05년 이해인 수녀님께 보낸 편지 중에서

목차

일기 한 말씀만 하소서
수필 언덕방은 내 방
서신 이해인 수녀님과의 손 편지

작품 해설 통곡과 말씀의 힘 - 황도경(문학평론가)

개정판에 부치며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 호원숙(작가)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