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보듬고 함께 살아가는 ‘공존’에 대한 이야기
- 휴가철 버려지는 반려동물들 vs 산타독 프로젝트
박혜선 작가는 ‘산타독 프로젝트’에 대한 뉴스를 보고 《이름이 많은 개》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산타독 프로젝트’는 한국유기동물보호협회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산불이 나서 황폐해진 지역을 유기견, 반려견과 함께 다니며 씨앗을 뿌리는 자원봉사 활동입니다. ‘산타독’은 ‘산을 타는 개’라는 뜻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개들은 구멍이 뚫린 씨앗 주머니를 매달고 자연스럽게 뛰어 놀면서 씨앗을 뿌립니다. 이 프로젝트는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나아가 동물과 사람 모두를 돕는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산타독 프로젝트를 통해 동물과 사람, 자연의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휴가철이면 피서지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에 대한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여행객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여행을 갔다가 여행지에 그대로 버리고 오는 경우가 많아서, 휴가철이면 유기 동물의 수가 급증한다고 합니다. 버려진 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근처 마을을 헤매거나 무리를 지어 이곳저곳을 떠돌게 되지요. 실제로 바닷가나 계곡 등 유명한 관광지 인근에 가면 떠돌이 개와 고양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이 많은 개》의 주인공도 연휴가 끝난 바닷가에 홀로 버려져, 떠돌이 개가 되어 마을로 흘러들게 됩니다. 주인에게 버려져 이름을 잃어버린 개는 정 많은 마을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이름들을 갖게 되고, 제집처럼 동네를 누비며 나름 잘 살아갑니다. 말려 놓은 생선이나 슬리퍼를 물고 가서 혼이 나기도 하지만, 마을에 산불이 났을 때는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깨워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듣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아이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게 되지요. 마을 사람들과 이름이 많은 개, 그리고 다른 떠돌이 개들이 함께 서로를 보듬고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은 뭉클한 마음으로 ‘공존’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김이조 작가의 그림은 실제로 바닷가에 있는 한 마을을 옮겨 온 듯, 이름이 많은 개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겹고 따뜻하게 완성해 주었습니다. 《이름이 많은 개》를 통해 우리 주변의 동물들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