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들어오는 길〉은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감각적인 경험들을 통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따뜻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샘이는 엄마와 함께 소풍을 떠나며 평범한 일상의 요소들-풍선, 고양이, 새소리, 빵 냄새 등-속에서 자신도 몰랐던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씩 찾아갑니다. 책은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그 안에 숨겨진 따뜻한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그림책은 오감을 통한 기억의 발견을 아름다운 그림과 시적인 글로 표현하며, 어린 독자들에게 감각적인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샘이가 느끼는 풍선의 부드러움, 고양이의 모습, 새소리와 빵 냄새, 솜사탕의 달콤한 맛-이 모든 감각들이 샘이의 기억 속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독자들은 잊고 있던 기억의 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각기 다른 기억들이 샘이를 통해 살아나고, 그 기억들은 결국 그녀에게 가족과의 깊은 유대감을 선물합니다.
특히, 책의 중심 이야기인 ‘외할머니의 스웨터’는 기억이 어떻게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외할머니가 입던 스웨터를 통해 샘이는 엄마와 외할머니와의 연결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그로 인해 엄마도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깁니다. 기억 속의 사물이나 냄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서로를 떠올리게 하고, 그리운 마음을 다시 일깨우는지에 대한 통찰이 묻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독자들에게 가족과의 사랑과 유대감을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만들며, 각자 마음 속에 숨겨진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박유선 작가는 그림과 글을 넘나들며 기억의 여정을 한 편의 시처럼 엮어갑니다. 그녀의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은 이야기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며, 페이지마다 풍부한 감각적 요소를 표현합니다. 풍선이나 고양이, 새소리, 빵 냄새 등은 단순한 일상적 요소들이 아니라,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각적인 재료가 되어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또한, 그녀의 글은 짧지만 강렬하게 기억을 되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가진 위로와 치유의 힘을 탐구합니다. 엄마와 샘이가 함께 나누는 기억 속의 이야기는 감정을 교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며, 독자들은 그 안에서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과거의 기억들을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기억이 들어오는 길〉은 그저 한 권의 그림책을 넘어,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귀중한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기억과 감각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샘이와 함께 오감을 통해 기억을 찾는 여행을 떠나며, 독자들은 ‘기억’이라는 주제가 주는 깊은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독자들에게는 세상과의 연결을, 어른 독자들에게는 지나온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