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기. 실망하지 않기. 누군가를 알려고 하지 않기.
나에 대해 알려주려고 하지 않기.”
권태와 우울로 잠기는 날이 오더라도, 다시 한번 뛰어오를 수 있다고 믿어보기
《나주에 대하여》로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하고, 《동경》 《공룡의 이동 경로》 등을 펴내며 마음의 모양을 그려내는 다정한 언어로 사랑받아온 김화진 작가의 《개구리가 되고 싶어》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재미가 없”고, “하루 아홉 시간을 꼬박 9년을 다닌 회사가 가장 지루”(15쪽)한 상태에 직면한 직장인 가은은, 사무실 책상 위에 자그마한 개구리 인형을 두고 소소한 위로를 받으며 지낸다. 정말 좋은 것도, 너무 싫은 것도 없는 권태와 함께 허우적거리는 나날들. “나에게 회사가, 회사에서의 나 자신이 익숙해”(16쪽)진 가은의 권태감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반면 가은의 친구 수경은 “즐거움의 신”(13쪽) 같은 사람이다. 라테 한 잔을 마셔도 신나고 즐거워 보이는 수경의 모습이 가은은 늘 의문이다. “너는 어쩜 그렇게 좋니? 왜 볼 때마다 좋니? 왜…… 나는 그런 게 안 되니?”(30쪽) 단단하진 않지만 겹겹이 쌓여가긴 하는 권태-분노-크루아상의 굴레를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퇴사만이 답일까? 퇴사하면, 행복해질까?
잠깐씩 연기가 되어 미래의 일을 내다보고 돌아오는 수경, 1년 동안 가은과 기쁨과 슬픔을 나눴지만 어느 날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멀어져버린 완, 완이 떠나고 더 이상 기대하지도, 실망하지도 않기로 한 가은. 세 사람의 모습을 통해 김화진 작가는 인간관계가 만들어내는 막연하고 연약한 유대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편으로는 그처럼 느슨한 유대를 통해서만 실현 가능한 ‘야망’의 끈을 붙들며 관계의 힘을 긍정한다. 소설은 감정의 밑바닥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김화진 작가만의 문법으로 말해준다. 권태와 우울, 불만, 분노와 냉소주의가 삶을 지배하는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다시 한번 높이 뛰어오를 힘을 갖기 위해 끝까지 잃지 않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 1 50편에 이어 시즌 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 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황정은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 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