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권학봉, 관광객은 모르는
비인기 여행지의 낮과 밤을 담다
라오스 최북단의 퐁살리에 도착한 저자는 예상치 못한 특별한 경험들과 마주한다. 퐁살리는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외딴 지역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게라고는 중국식 국수를 파는 작은 식당이나 간단한 인스턴트커피를 제공하는 소박한 커피숍 정도다. 조용한 마을을 거닐다 보면 널찍한 지붕 위에서 햇볕에 말리고 있는 찻잎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풍경을 보며 저자는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고추를 말리던 한국 시골 마을. 과거에는 흔했던 풍경이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일상의 소소한 부분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퐁살리는 평범한 관광객이라면 쉽게 선택하지 않을 비인기 여행지이지만, 바로 그 점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게 한다. 이처럼 동남아 3개국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들이 많이 있다. 태국에서 라오스, 라오스에서 캄보디아, 그리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저자는 자동차로만 접근 가능한 외진 장소들을 탐험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깨닫는다.
이와 같은 깨달음은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독자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유럽 3개국 여행은 봤어도
동남아 3개국 여행은 처음이라
저자가 유럽 3개국 같은 흔한 여행지를 선택하지 않고 동남아 3개국 여행을 떠난 이유는 현재 태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태국에서 직접 경험한 매력적인 문화와 환경이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동남아는 저렴한 물가 덕분에 마음껏 술을 즐기고, 신나는 음악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런 이유로 동남아 여행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오랜 로망으로 자리 잡았다.
동행과 리젠시를 마시며 나누는 사소한 대화들은 저자로 하여금 사진 촬영이 일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한다. 심지어 사진 보정을 하며 “일인데, 왜 이렇게 즐겁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행은 순수한 즐거움 그 자체다. 그래서일까?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그저 흔한 여행기가 아니다. 경찰들이 뇌물을 요구하거나, 개에게 쫓기고, 전혀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에 초대되어 식사를 함께하는 등 믿기 어려운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동남아의 다채로운 풍경과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가득한 에피소드들은 독자에게 색다른 영감을 선사하며, 자유롭고 특별한 여행을 향한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동남아 여행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에겐 금강산도 식후경
한 눈에 보는 맛집 부록 포함
한국인에게 여행의 즐거움은 단순히 경치나 문화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여행지에서 맛보는 음식은 잊지 못할 경험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특히 동남아시아 여행에서는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이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동남아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맛집을 탐방한다. 매 끼니마다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며 일상은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식사를 통해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도 얻는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맛집들의 이름, 주소, 특징을 정리한 ‘맛집 부록’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록은 독자들이 동남아 여행을 더욱 알차고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풍경
보기만 해도 실감 나는 사진들
저자의 작품은 단순한 정물 사진이 아닌, 순간의 분위기가 담긴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다. 특히 여행 사진은 각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보기만 해도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빛과 그림자, 색과 구도를 능숙하게 조합해 현실을 시각적인 이야기로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태국의 야시장이나 라오스의 한적한 시골 풍경을 촬영할 때도 찰나의 순간을 각기 다른 느낌으로 포착하여 독자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