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소복이 쌓인 놀이터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 눈오리 구출 작전!
《눈오리야, 우리가 지켜 줄게!》는 엄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전학을 가면서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주인공이 아이들과 눈오리를 돌보다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동화입니다. 엄마, 친구와 이별하면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별을 극복하는 법을 전합니다.
우주는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밭을 홀로 뛰어다니다
시소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인 눈오리를 발견했어요.
얼마 전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와 눈오리를 만들었던 추억이 떠올라
눈오리가 녹지 않게 지켜 주고 싶었지요.
그때,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우주를 돕겠다고 나섰어요!
우주는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눈오리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어요.
과연 눈오리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우주는 새 친구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될까요?
최근 길가에 만들어 둔 눈사람을 발로 차고 지나가는 사람에 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이런 행동이 기사화까지 되는 이유는 눈사람을 발로 차는 행위가 눈사람을 만든 사람의 노력과 정성을 배려할 줄 모르는 염치없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누군가 시소 위에 만들어 둔 눈오리가 떨어질까 봐, 햇볕에 녹을까 봐 걱정하며 눈오리를 정성껏 돌봐 줍니다. 마치 살아 있는 동물을 대하듯 말이에요. 다른 이가 만든 눈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부수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대조적으로 ‘작고 약한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들의 다정함이 돋보이지요.
우주는 또다시 슬픈 이별을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친구를 사귀지 않기로 마음먹었어.
친한 친구를 사귀지 않는다면, 헤어질 때 슬플 일 따윈 없을 테니까.
- 본문 중에서
주인공 우주는 어린 나이에 엄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전학을 오면서 친했던 친구들과도 이별했어요. 우주는 더 이상 이별하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짝꿍 은지가 지우개가 없어도 친구가 될까 봐 빌려주지 않을 정도로 굳은 결심이었습니다.
어른들이 그렇듯, 아이들도 해가 바뀔 때마다 같은 반 친구와 헤어지고, 키우던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등 일상에서 자주 이별을 겪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 스스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 작품은 사랑하는 엄마, 친구와 이별한 주인공 우주가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고 따스하게 그립니다.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고 다짐한 우주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작고 약한 존재를 돌보며 마음의 빗장을 여는 과정을 통해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엄마는 여러 눈오리 중 네 마리를 골라 우주 옆에 나란히 올려놓으며 말했어.
“우주랑 친구들.”
그러더니 진짜 우주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눈오리에게 말했어.
“우주야, 새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놀아.”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쓴 김온서 작가는 이별을 겪은 우주의 마음을 간결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풀어냈어요. 엄마와의 이별이라는 엄청난 상실과 슬픔을 애써 드러내지 않고, 눈오리를 지키려고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는 유쾌한 상황 속에 자연스레 녹여 내어 더 큰 문학적 울림을 가져다주지요. 또한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는 소리, 차가운 눈을 손 위에 올렸을 때의 촉감 등을 생생하게 표현해 겨울을 감각해 볼 수 있지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눈밭에 다녀온 듯 겨울날의 추억이 하나 쌓일 거예요.
현대 사회를 흔히 다정하면 손해 보는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배려는 어리석은 행동이고,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게 기본값인 요즘,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다정함을 강점으로 받아들이며 작고 연약한 존재를 돌볼 줄 아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