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똑같은 크리스마스 노래가 지겹다고?
매년 반복되는 멜로디가 이제 듣기 싫다고?
잠깐,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그런 생각을 잠시 잊으면 안 될까?
이 노래들 속에는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어!
이제야 크리스마스 노래를 제대로 즐길 방법을 찾았다.
1년의 끝자락, 열두 번째 달을 아름답게 수놓는 크리스마스 노래를 분석하다.
크리스마스 노래는 생명력이 길다. ‘White Christmas’는 1940년대,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는 1950년대에 나온 노래다. 비교적 최근이라고 느껴지는 왬!의 ‘Last Christmas’도 마흔 살이고,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도 벌써 서른이다!
그런데 왜 크리스마스 노래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은 없을까?
〈나 기다렸어?〉는 팝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김주절이 크리스마스 노래를 언어ㆍ문화ㆍ역사 등 독창적인 관점으로 풀어낸 책이다. 출판사에서 미국 교과서를 비롯하여 영어 교재를 만든 경력과 오랜 기간 특정 밴드의 팬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경험을 활용해, 194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노래 25곡이 탄생한 배경과 의미를 되짚으며, 독자가 그 시대의 감성과 이야기를 새롭게 발견하게 돕는다.
크리스마스 노래, 시대를 품다
크리스마스 음악은 단순히 축제의 배경 음악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ㆍ문화ㆍ경제적 맥락을 담아낸 일종의 기록물이다.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당시, 사기가 떨어진 군인들에게 빙 크로스비의 ‘White Christmas’는 어떤 위로가 되었을까? 1984년에 만들어진 ‘Do They Know It’s Christmas?’는 아프리카의 기근을 돕기 위한 자선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지만, 오늘날 아프리카의 일부 젊은 세대는 이 곡을 외면한다. 이는 현지의 상황이나 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 선의조차도 때로는 문화적 감수성 부족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돌아보게 한다.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던 ‘Baby, It’s Cold Outside’는 1940년대의 연애관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기록물이지만, 현대의 성평등 담론 속에서는 지적과 비판을 받고 일부 방송에서는 퇴출까지 당했다. 〈나 기다렸어?〉는 194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발표된 크리스마스 노래에 포착된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읽어내며, 독자들에게 노래를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노래로 시간 여행을 다녀오다
노래를 읽고 듣다 보면, 각 시대의 고유한 감정과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때 만들어진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는 전쟁의 불안감과 고통을 반영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Baby, It’s Cold Outside’와 ‘Santa Baby’는 모두 1960년대 제2세대 여성 운동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발표되었지만, 두 곡의 차이는 크다. ‘Baby, It’s Cold Outside’가 그 시절 여성들에게 요구된 규범에 따라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여자의 억제된 욕망과 남녀 간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은근한 긴장감을 드러낸다면, 그로부터 몇 년 후에 나온 ‘Santa Baby’는 1950년대의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 여성의 욕망을 훨씬 대담하게 표현한다. 또, 머라이어 캐리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경제적 성장과 개인주의가 확산한 1990년대 낙관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낭만적이고 개인적인 축제로 재구성한다. 이처럼 크리스마스 노래들은 단순히 축제를 위한 음악을 넘어, 시대를 생생히 반영하는 기록물로 남아 있다. 독자들은 각각의 트랙을 듣고, 시대의 고유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노래 한 곡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이 책에는 가수의 가십은 물론이고, 디스코그래피가 없다. 저자는 포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표면적인 정보를 배제하고, 독자가 노래를 온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돕는 데 집중했다. 작곡가와 가수가 노래에 진정 담고자 했던 메시지에 주목하며, 그 노래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 독자에게 진지하고 풍부한 통찰을 제공한다.
나만의 크리스마스 트랙을 찾아서
누구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가 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이브날 밤, 당신에게는 어떤 노래가 있었을까? 영화만큼이나 수작인 〈나 홀로 집에 1〉의 OST? 〈러브 액츄얼리〉에서 ‘꼬마’ 올리비아 올슨이 부른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왬!의 ‘Last Christmas’? 그때 그 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때 가족들과 먹던 케이크의 모양이 떠오르고 치킨의 맛이 그리워진다. 그때의 설렘과 산타 할아버지가 어떤 선물을 주실지가 인생 최대의 관심사였던 그 시절까지도. 이제 그 노래를 다시 들으며,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자.
올겨울 크리스마스 노래를 새롭게 경험하다
본문에 삽입된 QR코드로 노래를 들어보면 마냥 익숙하기만 했던 멜로디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빙 크로스비, 프랭크 시나트라, 냇 킹 콜, 카펜터스, 도니 해서웨이, 왬!, U2, 머라이어 캐리 등 20세기 팝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가수들을 비롯해 마이클 부블레, 시아, 펜타토닉스, 메건 트레이너 등 21세기에 활약하는 젊은 가수들의 노래도 제대로 즐길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