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편소설의 중심은 사나이들의 우정이다. 거친 폭력조직 속에서 함께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해 온 남자들의 유대는 단순한 동료 이상의 깊은 관계로 그려진다. 그들은 폭력과 상실 속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함께 고통을 나누고 위로하는 존재들이다. 특히 현수와 죽은 친구 정구, 그리고 동료들과의 관계는 단순히 조직 내 동료애를 넘어선, 가족과도 같은 정서적 연결을 보여준다. 그들이 서로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함께 겪은 시간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은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깊고 진정성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현수와 함마는 정구 어머니와 함께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도, 그와 함께했던 사나이들의 우정을 결코 잊지 않는다. 농촌에서의 생활이 평온함과 회복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그는 여전히 도시에서의 기억과 조직에서 함께했던 이들과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서로를 향한 깊은 믿음과 의리가 존재하며, 이러한 유대는 그들이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단순히 과거를 버리고 새 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고, 잃어버린 인간다움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겪는다.
또한 이 소설은 인간의 회복력과 관계의 소중함을 탐구한다. 작가는 도시와 농촌이라는 두 세계를 대비시키며, 각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폭력적이고 거친 세계에서 우정을 쌓아온 남자들이 농촌에서의 평온한 삶 속에서 그 우정을 되새기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인간의 상처와 회복, 그리고 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상실 속에서도 서로를 통해 치유해가는 인간의 따뜻함을 전하는 소설로, 전후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감동을 놓치지 않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