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공간, 당신의 일상에 달달한 시럽을 첨가하는 이곳은 송차 카페입니다.”
사장 송미선의 건강 문제로 휴업 후 잠정적 폐업이 결정된 ‘송차 카페’. 송미선의 딸 유다경과 유일한 알바생 이훈민은 카페에서의 마지막 근무가 자못 아쉽다. 그러나 이들은 아쉬움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는 ‘요즘 애들’. 요양병원에 입원한 엄마 몰래 카페 영업을 이어가기로 작정한다. 그것도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게!
“송차 카페에서 음료를 배달해 마시면 행복한 일이 생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영업을 시작하면서 아이스 쌍화차, 약과 타르트 등 할매니얼 음료와 디저트를 개발해 새로운 영업 전략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근처 동풍 라이더스 사무실을 찾아가 배달 기사들과 협업을 약속하면서 도원결의, 의기투합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배달 주문은 들어오지 않고 다경과 훈민, 이준과 정음 네 명의 지분 사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배달! 배달! 하고 들어온 주문에 우당탕탕 음료를 만들어 배달을 시작하게 되면서 배달 라이더스들과 옥신각신, 꽁냥꽁냥하면서 달달하고 발랄한 일들이 벌어진다.
커피차 부스를 열어 대학교 축제에 참가하고, 기숙사 웰컴 파티에서는 라운지 음료를 준비해 가족들을 맞이한다. 레트로 콘셉트의 일일 송차 다방을 열어 무소음 디제잉 파티를 하고, 송차 카페와 배달 라이더스가 뭉쳐서 다 같이 엠티를 떠나 바비큐 파티와 캠프파이어, 촛불 의식 등을 통해 마음을 다진다.
때로는 라이더들과 화합과 반목을 거듭하면서 알바생에서 크루, 카페의 매니저이자 지분 사장으로 거듭나는 주인공들. 우정, 사랑, 공부, 일 어느 것 하나 내 맘대로 되지는 않지만, 자그마한 계단을 디디고 올라가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한다.
결국 ‘이 친구들이 대체 어쩌려고…?’ 독자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갈등과 용서의 파도를 오르내리며 매달 열두 잔의 프로모션 음료와 디저트를 탄생시킨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송차 카페의 열두 달을 지켜보면 그달의 프로모션 음료를 마시는 듯 청량함과 따스함, 티 베이스 음료의 그윽함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마주할 차 한 잔에 특별함을 더하는 향긋한 책 한 잔 ”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현실 반영’에 있다. 네 명의 중심인물은 물론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배달 라이더들까지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어릴 적에 아빠와 헤어진 아들, 리딩방에서 사기를 당해 라식 수술비 등을 날린 대학생, 엄마가 아프고 가게가 잘 안되어 전전긍긍하는 딸, 아이돌 시험에 응시하지만 매번 떨어지는 지망생, 65세의 나이에도 90 넘은 부모를 모시는 할아버지, 비밀을 감추고 사는 중년 아저씨, 아들을 홀로 키우는 활달한 엄마, 35년간 모태 솔로로 살아온 청년 등등 다채로운 인생 캐릭터들이 모여서 활기차게 살아간다.
‘주변에 꼭 이런 사람있다’거나 ‘어디서 본 적 있는 듯한’ 캐릭터들의 케미는 마치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 듯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김재희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장과 시원스러운 전개가 어우러져 재미를 보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이 마주할 차 한 잔이 특별해질 것이다. 차 한 잔에 만든 사람의 인생과 사랑이 담겨 있다. 그리고 김재희 작가의 문장은 우리 곁의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힘이 담겨 있다. 티베이스 음료처럼 따뜻하고 그윽한 이 이야기가, 지금 당신의 겨울에 스며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