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말〉
주님, 우리를 향한 주님의 첫 번째 되는 목표, 곧 예수님의 모습을 보이
며,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자들로 만드시기 원하는 그 목표를 우리가 항상
기억하게 하옵소서.(본문 240 p)
키르케고르 책을 전문으로 출간하는 출판사답게 이번에도 키르케고르적인 책을 또 출간하였는데, 책 마지막 저자의 짧은 기도문도 키르케고르의 기도문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즉 각자 그리스도인에게 주님께서 바라시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소원은, 우리 각자가 삶에서 예수님의 모습과 향기를 드러내며, 예수님처럼, 즉 작은 예수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사실, 이것은 누군가 따로 말하는 사람이 없어도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아니 최소한 안다고 하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행동이 아니라도 최소한 지식적으로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왔다가신 지 2천년이 지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드라마틱하게 줄고 있는 것은 교회의 수, 그리스도인의 숫자이다.
이 책 이름인 《교회와 성막》을 대할 때, 처음 든 생각은 교회가 성막이고 성막이 곧 교회 아닌가? 그렇다면 이 둘이 어떻게 다르다는 말인 것인지? 하고 단순하게 들었던 생각이다. 신학적 개념을 배제한 일반독자의 상식선에서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질문이다. 독자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은 같다. 다만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개념 차이이다. 그렇다면 구약과 신약의 차이는 무엇인지? 다들 아시겠지만 그리스도의 육화, 성육신의 구속과 부활이 약속이었을 때와 그 약속이 성취된 이후의 차이이겠다. 제목과 연관지어 다시 말하자면, 성막은 신약에서 말하는 교회가 성취되기 전의 교회의 모형이었고, 교회는 성막의 성취, 새로운 성막인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교회와 성막》이라고 지은 이유도 독자가 책의 본문을 읽어보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원어적으로 같은 의미를 갖는 이 교회와 성막에 관해서,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개인적인 견해는 최대한 배제한 채 거의 오직 성경말씀만을 근거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 설명은, 성경을 묵상하면서 교회의 근원과 의미를 성경 안에서 찾고자 아주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 온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어려울 정도로 꼼꼼하면서 또한 질서정연하다.
그렇다면 저자가 굳이 용어반복을 하면서 제목을 짓고, 이 둘을 비교설명하여서 이 책을 통해 이루고자 한 목적은 무엇일까? 날이 갈수록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면서도, 남아있는 존재조차도 세속적이 되어 가는 교회와 그런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일명 성도 혹은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성찰을 촉구하고, 외부로는 교회를 비판하고 경멸하는 이들에게는 교회를 비난하는 것을 그만 멈추라는 주님의 음성을 대신하는 목소리가 아닐까? 각자 편에서 왜 그래야 하는지를 묻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야말로 오직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그 이유를 명백하게 답해줄 수 있는 확실한 정답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권해 드린다. 교회의 진정한 의미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존재를 한번쯤 고민해 본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는 이제 교회로 말미암아 하늘에서 정사와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게 하려 하심이니(에베소서 3:10)”
교회가 정확하게 무엇을 지칭하는지, 단어의 뜻을 먼저 명확히 하고 이 말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