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교에 이끌렸던 열아홉 살의 아우구스티누스,
플라톤주의 철학서들을 읽고 교회로 향하게 된 서른한 살의 아우구스티누스,
고대 철학과 그리스도교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 사상가들과 라틴 사상가들을 두루 섭렵했고, 마니교를 비롯해 여러 종교를 경험한 인물이기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했을 때 이 모든 사상과 경험을 종합해 고대 철학과 그리스도교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었다. 플라톤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세계를 일원론으로 설명하려 한 신플라톤주의를 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유일신사상을 체계적으로 확립하여, 사도 바오로부터 시작해 여러 교부敎父들이 끊임없이 고민해왔던 철학과 신학의 관계 정립이 일단락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또한 신앙의 상대자로서 이성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이성을 끌어안으면서 스스로를 정립하려는 그리스도교 특유의 지적 전통이 확고하게 자리잡게 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저작을 남긴 인물인 만큼 그의 사상체계는 방대하고 후대에 끼친 영향도 크다. 그의 글은 라틴어가 읽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유통되었고, 그 저작들 덕분에 살아 있는 동안 널리 영향을 끼쳤다. 그의 저술들은 언제나 그가 지닌 정신의 독립성을 반영했으며, 그의 가장 큰 강점은 필시 복잡한 문제의 핵심에 이르는 흔치 않은 능력이었을 것이다. 전문적인 전업 철학자는 아니었지만, 그의 정신은 철학적으로 잘 훈련돼 있었으며, 그의 저작들은 플라톤주의 전통과 관련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관심 대상이다.
가장 위대한 초기 기독교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기독교 전통 안팎에서 서양 사상에 미친 영향의 역사를 철학적 종교적 맥락에서 추적해나가는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에 입문하려는 이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사상과 역사를 학문과 교양으로 접근하는 일은, 일반인들에게 서구 문화를 보다 깊고 풍요롭게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해줄 것이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는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신이라고 부르는 절대 진리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지라도 더 풍부한 지식과 더 다양한 사유를 통해 그 속성들을 더 잘 알아갈 수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_「역자 후기」에서
※ 이 책은 2016년 뿌리와이파리에서 출간한 ‘그리스도교를 만든 3인의 사상가’ 『교부 아우구스티누스 -그리스도교 신학의 아버지』로 일부 오류를 수정하여 재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