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 고기, 구경거리가 된 동물들에게 권리를 주다,
인간과 동물이 공생하는 미래를 열어 가다.
160만 년 전 인류가 처음 사냥을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동물과 인간은 야생에서 경쟁하던 라이벌이었다. 인류의 조상은 사냥에 실패한 순간이 더 많았고, 야생 동물에게 습격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다 정착 생활을 하고 동물을 가축화하면서부터 이 관계에 서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인간은 동물을 다양하게 이용했다. 밭을 갈게 하고, 마차를 끌게 했으며, 신에게 제물로 바쳐 풍년을 기원하고 고기를 나눠 먹었다. 전쟁에 참전시키고 재미로 싸움을 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관계에 의문을 품은 사람들은 없었다. 서양 철학자들은 동물을 기계 혹은 인간 아래 열등한 존재로 규정했고, 성경은 인간이 동식물을 지배할 권한이 있다고까지 명시했다. 시간이 흐르며 이러한 서열에 균열이 생겼다.
‘고통과 행복을 느끼는’ 존재들을 위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루스 해리슨은 밀집 사육의 참혹한 실태를 세상에 알렸고 가축 동물의 처우 개선에 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피터 싱어는 저서 〈동물 해방〉을 통해 종 차별주의 개념을 알리며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는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고 선포하였으며, 이 책은 동물권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 밖에 최초로 동물학대금지법을 만든 토머스 웬트워스, 도축장으로 이동하는 동물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이동 디자인을 고안한 템플 그랜딘, 무척추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한 연구진들이 동물의 권리를 확장하고 보호하는 데 이바지했다. 본 책은 인류가 어떤 식으로 동물의 권리를 보장해 왔으며 한계점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청소년 독자들이 인간과 동물이 공생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