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대단히 특별했던 톨킨에게도 연료는 필요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다른 이들처럼 참고할 대상을 빌려옵니다. 내가 아는 ‘삶’에서요.”
- p. 6 「들어가기」 중에서
존 가스는 톨킨의 책이 출간된 이래, 독자와 학자들이 계속 고민해 온 ‘톨킨 영감의 원천’들을 근거에 의해 추론한다. 그는 주관적 느낌에 의한 주장은 최대한 배제하고, 톨킨이 갔던 장소와 읽었을 뉴스, 책, 그의 연구까지 모두 망라한 넓은 관점의 결론을 만들어냈다.
톨킨 자신이 다양한 방면으로 박식하였기 때문에, 그의 영감을 추적한 이 책은 우리에게 비교적 덜 익숙한 영국 및 북유럽의 지리와 문화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는 몹시 편리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저자의 노력 덕분으로 독자는 영국 주변의 문헌, 지리, 역사에 걸친 양질의 지식을 책 한 권으로 간략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저자는 이 복잡한 내용을 톨킨이 영향을 받은 장소의 성격에 따라 나누어 알기 쉽게 정돈했다. 첫 번째 장 ‘영국에서 샤이어로’는 톨킨이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어린 시절 영국 시골을 소개하고, 두 번째 장 ‘네 개의 바람’은 지도의 4방위에 따라 톨킨이 영향을 받은 문화권을 나누어 소개하며, 세 번째 장 ‘루시엔의 땅’에서 영국의 땅을 지리적으로 신화화하려는 그의 노력을 소개한다. 다음 장부터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제목과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톨킨의 작품 속 디테일을 추적하는 재미를 선사하는 최고의 서적!
≪톨킨의 세계≫는 오랜 세월 동안 쌓여 온 독자의 의문에 대해 답하는 책이다. 톨킨이 겪었던 세계 대전은 그의 작품에 무슨 영향을 주었을까? 그의 세계에서 북쪽, 동쪽, 서쪽, 남쪽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모르도르의 무시무시한 풍경과, 바다 건너 낙원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그가 판타지 장르에 남긴 숲에 대한 거대한 사랑의 근원은 무엇일까? 어째서 그의 작품 속 동굴은 그토록 아름답게 묘사되었나? 실제 두 개의 탑이 존재할까? 절대반지의 모델이 된 반지는 실존하는가?
이런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답변들은 톨킨의 작품을 익히 읽어 온 독자에게도 큰 재미를 주지만, 이제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편하게 따라갈 수 있는 지도가 되어 준다. ≪톨킨의 세계≫가 톨킨의 전기와 편지, 아트북 및 다른 참고 문헌 책들을 한데 망라하여 요약한, 톨킨 연구의 정점인 까닭이다.
이 책을 통해 톨킨의 영감을 추적하다 보면, 그와 같이 우리 자신의 주변에도 눈을 돌려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과, 우리 자신의 영감이 찾아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