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삶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준다”
_빈센트 반 고흐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는 “예술은 당신의 생각을 둘러싼 선(line)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뜻은 무엇일까? 예술에는 그를 창작한 사람의 의식, 즉 생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말일 것이다.
한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은 그 사람이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살아온 삶의 더께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화가가 남긴 수많은 그림에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만의 가치관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이다. 그 안에는 자신이 겪어 보지 못했어도 공감할 수 있는 사건과 사고가 있고, 때로는 현대의 삶과 너무도 닮아 모른 척할 수 없는 경험들이 있다.
《그림의 쓸모》 속 22점의 그림들은 각각 다른 시대, 다른 문화권에서 탄생했다. 그럼에도 그 안에는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관이 살아 숨 쉬고, 별처럼 빛나는 삶의 지혜가 담겼다. 이 그림들은 때로는 거울이 되어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때로는 창문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바탕이 되어 준다. 단순한 그림 한 점을 넘어 현재의 ‘나’를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고, 나아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의 답을 찾을 때 힌트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고흐처럼 용기 있고, 프리다처럼 강인하게
이 책은 완성된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실린 그림과 글이 삶에 대한 성찰과 탐구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림을 보고 난 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들어가는 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깊이 있는 사고와 감상의 시간을 잊곤 한다. 하지만 한 폭의 그림 앞에 서서 천천히, 깊이 있게 바라보는 경험은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마치 명상과도 같은 경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중한 경험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이 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구성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뭉크의 《절규》, 프리다 칼로의 《뿌리》,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카라바조의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아르테미시아의 《회화의 알레고리로서의 자화상》을 통해 좌절하고, 절망하고, 슬픔에 빠진 가운데에서 어떻게 삶을 비추는 한 가닥 빛을 찾아낼지 살펴본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카스파르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통해 기쁨을 더 크게 실감하게 할 고독과 허무의 필요성,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감상 포인트로 잡아 본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클림트의 《키스》, 라울 뒤피의 《니스의 열린 창문》,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모네의 《수련》,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녀들》을 통해 인생에서 진짜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고찰해 본다.
네 번째 파트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 에드가 드가의 《무대 위 발레 리허설》, 알폰스 마리아 무하의 《슬리브 서사시 연작 No. 1》,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를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본질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존재한다. 예술은 답을 제공하지 않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도울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그림의 쓸모》 속 22점의 그림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각자의 인생 궤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