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은행은 금융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예금과 대출 업무를 영위하는 은행은 예금을 수취하여 개인이나 기업에게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중개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행산업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1997년 말 외환위기를 통해서 경험한 바가 있다. 은행산업에 대한 적절하고 합리적인 규제‧감독이 필요한 이유이다. 「은행법」을 비롯하여 관련 법률이 이러한 규제‧감독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법」은 은행업 인가, 은행 주식 보유 한도 규제, 은행 업무 범위, 은행의 자회사, 외국은행 국내지점, 은행의 건전성 규제 등 은행의 영업 활동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기본법이다. 이외에도 은행에 적용되는 여러 관련 법률들이 있는데, 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은행의 금융상품 판매 행위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이외에도 은행이 수집하고 이용하는 개인신용정보와 관련해서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은행이 부실화되어 구조 조정을 하게 될 때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 금융실명거래와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해서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적용된다. 또한 은행이 신탁업 등 금융투자업을 겸영할 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신용카드업을 겸영할 때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보험상품 판매 대리 업무와 관련해서는 「보험업법」도 적용된다.
이 책은 은행의 영업 활동에 적용되는 「은행법」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관련 법률들의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가능한 법 조문을 충실히 소개하고 분석하려고 하였다. 금융 관련 법률들이 그러하듯이 법 조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 가능한 법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충분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서술하려고 했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외국 법제를 소개함으로써 향후 은행법제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그 동안 발표하였던 은행 관련 논문들을 중심으로 해서 수정‧보완하고 필요한 부분은 보충하는 방식으로 저술되었다. 이 책이 금융감독 정책 담당자 및 은행 실무 종사자뿐만 아니라 은행법 관련 연구자와 은행법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바쁜 와중에도 원고 전체를 세심히 읽고 귀중한 의견을 준 노태석 박사(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에게 감사드린다.
끝으로 출판 시장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기꺼이 출판을 맡아준 박영사 안종만 회장님과 안상준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출판 기획을 맡아 도와준 정연환 과장과 편집 일을 맡아 수고해주신 김선민 이사에게도 감사드린다.
2024년 10월
저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