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경제지표를 활용하여 금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다
1978년 ‘국제통화기금협정에 대한 제2차 개정안’이 발효함에 따라 미국의 달러 본위제가 확립되고 금은 화폐의 역할을 상실하였다. 그러나 선진국 중심의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금이 미래 경제의 핵심 자본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대두되었다. 소득이 증대되고 부자들에게 부가 집중되자 개인의 금 매매와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금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2024년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최초로 온스당 2,600달러를 초과했다.
이 책은 세계 주요국의 금 생산량과 소비량, 수요와 공급 지표를 제시하고 지표 간 상관관계를 고찰함으로써 금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는다.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조명되면서 자산 보전의 목적으로 금 투자가 확대되고 부유층을 중심으로 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부자들은 금융자산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림으로써 부를 증대시킬 기회를 잡”고, “소수의 부자가 다수의 빈자를 만드는 빈부격차는 사회계급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말하며 부를 기반으로 더 큰 부를 창출하는 경제적 불평등의 현실을 지적한다. 한편, 21세기 들어 전문 투자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금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금 투자 방법과 투자 시 유의점을 설명하면서, 갈등과 불안 요소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 사회에서 금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금의 과거, 현재, 미래:
금이 흘러온 길을 되짚으며 전망을 제시하다
금본위제 시대에 금은 본위화폐의 공통 단위가 되었고, 당시에는 금을 기준으로 화폐가치를 비교함으로써 자국 통화의 대외적 가치를 산출할 수 있었다.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한 뒤에도 금은 여전히 통화 가치를 내재한 자산으로 기능하여 외환보유고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은 이러한 금본위제도와 금 정책의 역사를 돌아보며 많은 국가가 중앙은행의 금 보유고를 지속해서 증가시키는 본질적 이유를 찾는다. 저자는 오랜 금융기관 경험과 골드 마켓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경제의 역사에서 금이 흘러온 길을 되짚는다. 런던 골드풀 형성, 이중금가격제 도입, 금의 공정가격 폐지, 중앙은행 금 협정, 우리나라의 금 모으기 운동 등 경제사에 남은 금의 궤적을 독자가 알게 쉽게 설명한다.
또한 국가별 금시장이 역사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현재 세계경제에서의 위치는 어떠한지 살핀다. 그를 바탕으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경제 성장과 중산층 증가, 금에 대한 전통적인 수요 등이 금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라며 시장의 전망을 제시한다.
그에 더해, 저자가 금융 전문가로 일하면서 국제통화제도의 흐름 및 한국은행 금 정책의 변천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한 결과물을 부록으로 실었다. 경제사와 경제 정책에 관해 알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