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로움 가득한, 따스하고 정겨운 고물상
그 풍경 한가운데 엄마가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와 철근 더미들 사이로 찌그러진 양은 냄비와 해진 고무신이 굴러다니는 고물상 마당은 아이들에게 지루할 틈 없이 날마다 새로움 가득한 최고의 놀이터다. 맨발에 보자기 망토, 냄비 모자를 쓰고 고물 속에서 보물을 찾는 탐험은 날마다 해도 신이 난다. 먼지 폴폴 나는 흙바닥에 아무렇게나 흩어진 고철 더미들이 아무리 위험천만해 보여도 엄마가 있는 그곳이 다섯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고물상 한편에는 엿장수 아저씨들이 산다. 갈 곳 없는 그들에게 엄마가 방을 내어주고, 손수레와 엿판도 마련해 주었다. 살길을 마련해 준 것이다. 그들은 아침마다 밤새 만든 엿을 손수레에 가득 싣고 나갔다가 저녁이면 엿 대신 고물을 가득 싣고 돌아온다. 엄마는 어두워질 때까지 큰 저울로 그 많은 고물의 무게를 달고 주판으로 계산해 돈으로 바꿔 준다. 그리고 밤이 되면 다섯 아이와 함께 행복한 꿈을 꾼다.
엄마는 모두에게 다정하다. 다섯 아이, 엿장수 아저씨들, 대문 옆을 지키는 누렁이와 고양이를 피해 도망 다니는 암탉과 병아리들, 담장 아래 포도나무와 꽃나무들에게도……. 엄마의 크고 깊은 마음 덕분에 다섯 아이는 먼지 많고 시끄럽고 어수선한 고물상에서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
이 이야기는 70년대 초반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작가는 다섯 남매 중 넷째이며 현재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다섯 남매는 목사, 의사, 주부, 공무원으로 각자 제 몫을 다하며 살아가는 중이며, 다 같이 모일 때마다 엄마의 고물상을 행복하게 추억한다.
이 책, 『엄마의 고물상』 출간으로 작가는 오랜 꿈이었던 그림책 작가가 되었고, 94세를 맞은 엄마에게 “이거 엄마 이야기예요.” 하며 책 한 권 드리고 싶었던 꿈도 이루었다. 엄마의 고물상은 과연 보물 창고이다. 덕분에 모두가 행복한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