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라퍼’ 해결사 덤불 백작의 흥미 백배 추리 동화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몬스터 해결사 덤불 백작은 매력 만점 주인공입니다. 덤불 같은 머리카락 속에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지요. 피를 먹는 대신 ‘목 넘김이 편한 신선한 뱀파이어 주스’를 마시고, 생각에 몰두하면 고불고불하던 머리카락이 철사처럼 하늘로 치솟고, “오, 한 가지만 더요!”라고 외치며 사건 해결에 몰두하는 덤불 백작을 일단 한번 만나게 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명탐정 셜록 홈즈에게 왓슨이 있듯이, 덤불 백작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조수 까로도 있지요. 범인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꼼꼼함, 끈질긴 추적, 허를 찌르는 질문, 범인의 알리바이를 깨부수는 통쾌함으로 무장한 덤불 백작의 이야기는 눈을 뗄 수 없게 합니다.
모두가 기다려 온 아주 ‘특별한’ 핼러윈 이야기
으스스한 달빛, 거미줄이 거리 곳곳에 걸리고, 해골바가지들이 춤을 추는 그런 무시무시한 핼러윈을 생각했다면 오산! 이 책은 핼러윈 이야기면 다 무시무시하다는 편견을 말끔히 버리게 하는 동화입니다. 덤불 백작과 까로, 경찰서장이 범인을 찾아 몬스먼 공원과 으스스 사탕 가게, 몬스터 몽땅 잡화점을 다니는 과정은 유쾌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엇보다 왕코 마녀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왕코 마녀를 자백하게 만드는 비밀 인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든 것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에서는 그 어떤 추리 동화에서 볼 수 없었던 따뜻한 가족 사랑과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들 것입니다. 또 덤불 백작을 못마땅해하던 경찰서장이 모든 일이 해결된 뒤, 덤불 백작에게 마음을 열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도 정답습니다.
거꾸로 구조의 매력 속으로
탐정이 사건을 의뢰받고 추리하며 미지의 범인을 찾아가는 여느 추리 동화와 달리, 이 책은 이야기의 첫머리에 범인을 알려 줍니다.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먼저 보여 주고, 해결사 덤불 백작이 범인을 찾아가는 독특한 ‘거꾸로 구조’로 되어 있지요. 덤불 백작은 범인이 남긴 흔적과 실수를 통해 사건 과정을 예상하면서 추리하고, 범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계획이 무너지며 초조함을 느끼는 범인의 모습, 범인과 덤불 백작이 벌이는 기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넘나들며 폭넓은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김하연 작가의 자신감과 필력이 느껴지는 구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상상력 자극 캐릭터들로 가득
몬스먼 마을은 사람과 몬스터가 함께 어울려 사는 곳입니다. 뱀파이어, 늑대 인간, 프랑켄슈타인, 마녀, 액체 괴물 등 온갖 몬스터가 바글바글하지요. 게다가 몬스터 몽땅 잡화점에는 ‘아기 새용 진짜 지렁이 맛 젤리’, ‘음흉한 마녀를 위한 약초 사전’ 등 없는 게 없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 흥미를 자극하는 캐릭터와 소재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볼수록 보는 재미가 넘칩니다. 특히 캐릭터들이 가진 개성을 빼어나게 묘사하며 완성도 있는 그림을 선보인 이세아 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합니다. 김하연 작가와 이세아 작가의 〈몬스터 해결사 덤불 백작〉 시리즈의 다음 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베틀북 저학년 문고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긴,
어렵고 까다롭고 억지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읽을수록 읽는 재미를 주고, 아이들만의 감성을 담은 책 읽기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