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게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더불어 어울리며 사는 삶도 녹록지 않다. 우리는 활자를 따라 그녀의 눈물을 읽는다. 처음의 인생은 누구에게나 서툴다. 신체의 박자를 아스라히 놓친 그녀는 더욱 깊은 언어를 그려 놓았다. 온전하게 화합하는 가정은 아니었지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주신 신께 의지한다. 그녀는 천천히 문장을 마음의 결로 빚는다. 계절을 거꾸로 읽기에 눈보라 치고 봄꽃이 흩날린다. 꾸밈없는 민낯의 문장들이 솔직함으로 더욱 반짝인다. 세상을 향해 나지막이 사랑을 읊조린다. 거꾸로 계절을 견디는 마음이 문장에 온기를 더한다. 자전적 이야기가 허구의 세계를 넘나들며 더욱 웅숭깊은 얘기들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
- 노은희(문학박사. 수필가)
소설 속 저자는 과거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의 행동과 말들 그리고 엄마의 차가움 뒤에 감춰진 두려움, 그 모든 것이 딸을 위한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신앙의 힘으로 저자는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상처들이 서서히 치유되는 것을 느낀다. 엄마와 딸 사이의 오랜 갈등과 오해가 풀어지는 이 장면은 마치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아내리는 봄과도 같다. 이처럼 작품이 주는 감동은 단순히 슬픔과 아픔만을 담지 않는다. 사랑 속의 고통, 갈등, 외로움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의 따뜻함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 과정은 우리에게 가족이라는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면서도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어쩌면 이 소설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 번쯤 부모나 사랑하는 이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이해의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결국 사랑이란 서로를 감싸 안는 따뜻함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을 전한다. 저자가 자신의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 순간, 우리는 그들이 마침내 서로의 마음에 닿았음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울림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남아 우리의 삶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는다. 마음을 울리는 감동과 잔잔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어줄 이 작품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 김선희(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