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물들이 있는 곳으로 갈래요!
천국의 문 앞에 다다른 어린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린이는 당당하게 문지기들에게 요청한다. “나는 동물들이 있는 곳으로 갈래요.” 온갖 동물들의 환대를 받으며 동물들의 천국에 도착한 어린이는 평화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을 차례대로 만난다. 먹을 것이 있으면 서로 나누어 먹고, 물 첨벙거리며 다 함께 논다. 그곳은 천국이니까. 힘든 일도 다 같이 하고, 지치면 등을 기대며 함께 쉰다. 여기에선 서로 잡아먹지도 않고, 독을 숨기지 않으며, 서로의 냄새를 역겨워하지도 않는다. 천국에선 가장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마저 따뜻한 배려 속에 살아가고, 사소한 다툼이 있을지라도 금방 화해한다. 현실에서 경험했던 고통과 원한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심으로 용서한다. 그곳은 천국이니까.
힘든 마음이 몰아치던 날, 어린이는 동물 친구들과 노을을 보기 위해 바닷가로 향한다. 높은 절벽에 오른 어린이와 동물 친구들은 노을이 지고, 별이 뜰 때까지 하늘을 올려다본다. 서로의 눈에 비친 별빛을 바라보며 한밤을 보낸다. 그곳은 천국이기에.
한국화 작가가 그려낸 포근한 상상
이 책을 쓰고 그린 한나는 단체전과 개인전을 오가며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왔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로 인천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실력 있는 동양화 작가다. 이번 책에서는 특히 어린이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덕분에 밝고 따뜻한 이미지의 천국 속 동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강아지와 고양이, 사자와 코끼리, 기린과 하마, 여러 색깔의 새들과 다람쥐, 토끼, 생쥐, 돌고래, 북극곰, 펭귄, 바다사자, 고래, 악어, 뱀, 호랑이, 늑대, 양, 소, 말, 돼지, 닭, 병아리, 코뿔소… 동물들의 자유로운 모습과 즐거운 표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한 행복감을 선사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린이 독자들이 상상 속의 천국에서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기를 바란다. 언제고, 동물들이 행복하지 못한 우리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동물은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그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사람의 할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