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게 남는 거야!”
“다친 친구를 두고서 어떻게 가?”
결승선 앞에서 괭이아가의 선택은?
운동만큼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텃새 괭이아가는 홍도의 자존심을 걸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마음뿐이다. 다른 섬의 새들은 모두 적이라 생각하며 괭이아가는 운동회 전날까지 엄청난 훈련을 한다. 괭이아가는 오로지 1등만 생각할 뿐, 정작 친구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다. 벅찬 훈련 때문에 몸이 힘든 친구, 잘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속상한 친구들이 있지만 괭이아가는 친구들을 위로하기는커녕 다그친다. 그리고 괭이아가는 1등만 하면 친구들과 관계도 나아지고, 친구들도 인정해 줄 거라 생각한다. 드디어 운동회 날, 괭이아가는 실력을 뽐낼 생각에 들뜨지만 경기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게다가 마지막 장애물 경기에서 다른 학교 선수가 그물에 걸리자 친구들이 모두 그 선수에게 몰려가는 모습에 괭이아가는 화가 나는데…….
“직박구리야, 그냥 와. 왜 거기 그러고 있냐?”
“어떻게 가? 다친 친구를 두고서.”
“경기가 장난도 아니고, 얼른 와! 1등 하려고 연습했잖아.”
“1등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야.”
1등이 목표였던 괭이아가는 직박구리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점점 많은 친구들이 다친 새에게 가자 괭이아가는 ‘1등이 진짜 최고일까?’라고 생각해 본다.
홍도 섬에서 나고 자란 괭이아가는 홍도가 최고의 섬이며, 스스로가 홍도에서 1등 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회에서 다른 섬의 새들을 만나면서 세상은 넓고 다양한 새들이 있음을 경험한다. 또한 운동회는 함께하는 친구들이 없이 1등은 의미가 없으며, 단체 경기에서 혼자만 1등을 해서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껏 자기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괭이아가는 운동회를 통해 여러 재능 있는 새들을 만나 겸손도 배우고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의미도 조금씩 알아 간다.
혼자 가는 1등보다, 함께 가는 꼴찌가 더 즐겁다!
새들은 승패에 상관없이 다친 친구를 도우며 서로 따뜻한 마음을 느낀다. 그리고 철새아이는 향을 좋아하는 괭이아가에게 얻기 힘든 해당화 가지를 선물로 준다. 그동안 자신만 소중히 여기며 해당화로 나만의 정원을 만들었던 괭이아가는 운동회가 끝나고 모든 새들이 함께하는 ‘모두의 정원’으로 바꾸기로 결심한다. 괭이아가는 친구를 얕잡아 보던 시간을 돌아보며 친구들과 함께 날아오를 때 행복이 더해짐을 느낀다.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이혜정 작가는 교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1등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리는 아이들에게 도우며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괭이아가와 친구들을 통해 전한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으로 빛이 날 때도 있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빛을 낼 때 그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새들의 운동회』는 새들을 주인공으로 경쟁과 협동, 도전 등 여러 주제를 담는다. 괭이아가와 친구들처럼 주위를 둘러보며 모두와 손잡고 가는 그 길이 오래 걸을 수 있는 길임을 이 책으로 느껴 본다면 좋을 것 같다.
- 줄거리 -
홍도와 다른 섬들의 새들이 함께 모여 새들의 날 기념 운동회를 열기로 한다. 괭이아가는 1등을 해야 한다며 친구들에게 엄청난 훈련을 시키자, 친구들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운동회 당일 괭이아가와 홍도의 새들은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참여한다. 그런데 마지막 장애물 경기에서 뜻하지 않은 일을 겪는데…. 새들의 운동회 1등은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