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희미하게, 때로는 선명하게,
우리의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
하루를 깨우는 새벽의 푸르스름함, 밤사이 자란 식빵나무 너머 노란 빛, 설거지할 그릇 위에 닿는 햇살, 눈송이들의 빛, 따뜻한 목욕물 위로 피어오르는 온기, 잠든 우리 얼굴 위로 내리는 별빛. 때로는 재미나고 때로는 고단한 살림살이 너머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빛과 온기로 가득합니다. 작가가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보자기에 싸서 데리고 왔던 첫 집”을 배경으로, 아이들과 아이들이 아끼는 실제 물건들을 모델로 하여 그린 책 속의 그림들. 색연필로 차곡차곡 쌓아 올려 은은히 빛나는 그림들에는, 그 속에 깃든 애정이 보는 이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어느 날 모두가 잠든 밤 집 안을 돌아보는데, 제 손길이 닿은 살림들에서 빛이 나고 있었어요. 반짝이는 빛보다는 작은 온기에 가까우려나요. 지속적으로 손길이 닿은 존재들은 어느 순간 빛이 난다는 걸, 온기를 품는다는 걸 그때 느꼈던 것 같아요.”(작가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