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무당이, 무당이 되기까지 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들 한 번쯤은 신병도 앓고, 재산도 잃고 나서야 무당의 열두 신령 앞에 무릎을 꿇고 무당이 된다. 이 소설의 무녀 이은숙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그녀의 나이 20살 남짓 된 무렵부터 그녀의 인생은 자꾸만 꼬여만 가기 시작한다. 무당으로 태어나 다음 생에도 무당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그녀, 지금도 과연 그 생각이 변하지 않았을까? 그것에 대한 해답은 그녀의 인생 마지막 자락에서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코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 그것은 바로 남편과의 만남이었다. 그 만남이 그녀의 인생을 평범하게 하지 않았다. 그녀의 평범하지 않았던 20대, 평범하지 않았던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 또 평범하지 않게 여자의 몸으로 ‘김 장사’로 대박을 터트렸던 그녀, 그랬던 그녀가 갑자기 단란주점을 오픈한 이유, 그녀가 시작한 사업이라는 사업은 정말 다 잘되고 있는데 갑자기 시작된 하혈, 그 하혈이란 녀석을 장장 40여 일을 하고도, 하루아침에 수억 원의 빚을 지고 나서야 열두 신령님 앞에 무릎을 꿇고 무당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여다본다.
이후 무당이 되어서는 무당으로서 최고 정점을 향했던 그녀. 대한민국 최고 무당이 되기까지 그녀는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신 엄마로부터 100일째 되던 날부터 그녀의 무당으로서 홀로서기는 시작되었다. 밤낮으로 점과 굿을 하기 바빴다. 무당 이은숙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무당으로서 오로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 그것 하나만 보고 달렸다. 그녀가 그렇게 앞뒤 안 보고 달리기만 한 이유에는 오직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오직 한 사람을 위해서 달린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들’. 아들을 위해.
그녀의 인생에는 오직 ‘아들’ 밖에 없었다. 오로지 아들 하나만을 위해 인생 자체를 희생하며 살았고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아들 하나만 보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바람은 오직 ‘내 아들만큼은 내 인생을 닮지 않게 하리라.’ 과연 그녀의 바람대로 이루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