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여기, 외모만으로 직원을 뽑는 인사부 직원이 나타났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집단 ‘회사’에 나쁜 결과를 내기로 작정한 직원이 있다면?
내부 고발자로 몰려 해명의 기회도 없이 좌천, 인사부 신입 채용팀으로 배속된 오노.
그녀는 회사에 불이익이 되는 사람을 뽑아 회사를 망치겠노라 결심한다.
하지만 매사 대충 넘기지 못할 만큼 성실한 오노는 ‘회사에 불이익이 될 사람’이란
대체 어떤 직원일지 고민에 빠진다. 긴 고민 끝에 오노는 뚜렷한 기준을 세운다.
“얼굴만 보고 뽑자.”
공정한 척은 다 하지만 부조리로 가득한 회사의 상식을 비웃는
성실하면서도 소심한 블랙 코미디 복수극.
| 오사카 여성문예상,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한 신진 작가의
냉철하고 따뜻하며 위트까지 담긴 기업 소설
저자 이시다 가호는 데뷔작 『나의 친구, 스미스』를 통해 제166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 후보에 올랐으며,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했다. 다음 작품 『쩨쩨한 당신』은 제44회 노마 문예 신인상, 2023년 열린 제40회 오다 사쿠노스케상 후보로 선정되었으며, 2023년 발표한 『내 손의 태양』는 제169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과 제45회 노마 문예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고 후보에 올랐다. 그녀가 묘사하는 작품 속 장면은 눈에 보일 듯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다음으로 발표한 『황금비율의 인연』은 위트 넘치는 기업소설이다. 인사부 채용담당자를 주인공으로 한 세계를 그렸다. 인간이 인간을 선택하는 행위의 기묘함을 특유의 디테일한 표현으로 채워 넣었다.
| 회사는 지원자의 어떤 면을 선택할까?
공정한 기준, 정당한 근거는 있는 걸까?
부당한 발령으로 회사의 꽃 프로세스부에서 인사부 신입사원 채용팀으로 가게 된 ㈜K엔지니어링(‘K엔지니아링’이라는 비슷한 이름의 회사도 있으나 앞에 ㈜가 붙는다는 점에 유의해 달라고)의 직원 오노.
회사에 분노한 그녀는 은밀하게 회사를 향한 복수에 돌입한다.
하지만 현장직도 아닌 인사부 직원이 회사에 불이익을 줄 방법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성격상 일을 대충대충하지 못한다.
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번뜩인다.
“그래, 금세 퇴직할 직원만 뽑는다면 회사의 기초체력이 약해져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
그녀가 도달한 회사에 악영향을 줄 직원 채용 기준은 얼굴의 가로 세로가 ‘황금비율’을 이루는 사람만 뽑는 것.
잘 생기고 예쁜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어하겠지. 그럼 이직을 하기도 쉬울 테고. 회사의 기초체력을 떨어뜨리는 최고의 방법은 직원이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버리는 것일 테니까.
그렇게 얼굴이 ‘최고의 스펙’인 인사 검증이 시작되리고 시간이 흘렀다. 자그마치 10년이나.
| 성실한 논리 과다 이과계 여성의 직장 복수극
취준생이 읽는다면 인생이 바뀔지도
‘인사부’는 회사 조직 중에서도 특히나 폐쇄적인 부서라 할 것이다. 그런 특수성이 작품 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작가는 직장인들이 갖고 있는 인사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그려내고 싶었다 한다.
“사람이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절대 무리”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취준생일 때, 채용 담당자는 신처럼 보였어요. 그 사람 앞에서 예의 바르게 보이기 위해 정말 신경을 많이 썼죠. 그런데 입사한 후 동기가 채용 담당자가 된 걸 보니, 아니? 이런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건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구직자가 회사와 인연을 맺게 되는 곳은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일 수밖에 없다. 인사부를 통해 회사 전체와 연을 맺는 셈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인사부 직원을 통해 인사부, 그리고 회사 전체로 확장되는 사람 사는 조직이라면 당연히 생길 법한 부조리와 사람 사는 모습을 그려낸다.
회사라는 조직을 밖에서 볼 때와 안에서 볼 때, 그 광경은 얼마나 달라질까. 회사도 사람들의 모임이고 사람 사는 곳이다. 취준생에게는 긴장을 풀 수 있는 계기와 새로운 선택지를,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품을 수 있는 계기를 웃음과 함께 전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