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이 어떻게 ‘진보적’일 수 있을까?
“진보적”이라는 표현은 종종 “보수적”과 대조되지만, 유학 전통 내에는 진보적인 것과 보수적인 것이 공존한다. 현대유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전통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덕과 긍정적 가치를 보존하는 한, 우리는 유학을 통해 윤리적으로 성장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동아시아 철학, 특히 유학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지은이는 동서양 철학의 교차점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유학철학을 현대적 문제에 적용하는 많은 연구를 해왔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진보적 유학”이 다른 현대의 “진보적” 사회 및 정치 운동과 어떻게 연결되며, 새로운 사회적·정치적 도전에 대응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마침 이 책의 출간과 맞물려 서울에서 열리는 제4회 세계유교문화연구컨소시엄(WCRCC 2024) 참석을 위해 지은이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방한 기간 지은이는 한국 독자를 위해 이 책에서 다룬 현대유학을 주제로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다. 이 영상을 통해 그가 말하는 “진보적 유학”이 어떤 것인지 직접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유학이 제시하는 정치철학
이 책은 권위, 법, 인권, 의례, 억압, 존중이라는 주제를 중요하게 다루며 진보적 유학이 오늘날의 사회적 이슈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주제들은 서양 정치철학과는 다른 시각에서 유학을 새롭게 조명하며, 무엇이 현대유학의 정치철학 전반, 특히 진보적 유학에서 특징적이고 논쟁적인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대만의 석학 머우쭝산의 “자기규제” 개념을 실마리로 유학의 도덕론이 현대의 정치, 민주주의 및 인권 문제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유학의 현대적 재구성
현대사회를 위한 진보적 유학의 역할
이 책은 진보적 유학이 현대사회가 직면한 양극화, 민족주의, 기후변화와 같은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는 데 효과적인 철학적 틀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유학의 “예ritual propriety” 개념이 공동체의식을 강화하고 타인에 대한 포용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유학이 이처럼 동양과 서양의 가치를 모두 아우르며 현대사회에 필요한 포괄적 관점을 제공하는 철학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유학은 지난 100년간 전례 없는 도전과 변화를 겪었으며, 이제는 세계적인 철학적 기반 위에서 재해석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현대 정치에서 유학의 재구성은 동아시아 전통사상으로서의 유학과 근대성 문제에 대한 서구 지식인의 충실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된 유학의 정치적 자산과 서구의 민주주의 제도 사이에서 오늘날 우리는 어떤 정치적 실천과 이념을 지향하고 있을까? 독자들이 우리의 역사, 과거를 되짚고 정치의 이상과 미래를 고민할 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