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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옷을 입은 구름

걸레옷을 입은 구름

  • 이은봉
  • |
  • 실천문학
  • |
  • 2013-06-21 출간
  • |
  • 152페이지
  • |
  • ISBN 9788939222106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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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저 산수유꽃|민들레꽃|봄 들판|봄꽃들|주산리 꽃잔치|나바위성당|오월이라고|늦봄|강아지풀|상수리나무들아|뻐꾸기 울음|낮달|참나무들|집의 집|여름비|담쟁이넝쿨|저 석양|바다

제2부
늦여름|봄밤|발목 잡힌 봄|산벚꽃|벽오동나무|빗방울들|오류동 빈터|여름, 쌍봉사|고구마 밭에서|상강(霜降)|옛 마을을 향한 내일의 노래|단감 몇 개|밤안개|폐타이어|막|生의 알|솔바람 소리|살아 있는 것들의 집

제3부
결석|고슴도치 봄밤|꾀꼬리 달|옛집|일림산 철쭉|금잉어들|안마사|셋집|기상대|날이 흐려서|시체 창고|생명의 집|물로, 바람으로, 씨앗털로|물의 비밀|달의 가출|죽음들|걸레옷을 입은 구름|살아 있는 죽음

제4부
산수유 노란 꽃|백양사 숲길|설악, 소식|춘양 가는 길|구름 묘지|고리|구절초 꽃술|삼척 바다|무등산|돌 속의 집|오늘 치의 죽음|숲의 식구들|나는 물이다|오이|빈집|너무 오래 걷는 일을 잊고 살았다|무등산|지구 밖에서

해설 이숭원|시인의 말

도서소개

생명이 깃들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스며들어 발견한 생명의 근원적 가치! 이은봉 시인의 시집 『걸레옷을 입은 구름』 등단 30주년을 맞이하여 발표한 이번 시집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애정을 변함없이 보여주는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움, 따스함, 향기로움, 눈부심 같은 것에 시와 삶의 가치를 두고 있는 듯 생명의 활기를 노래하는 저자의 아름다운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 속에 내장된 생명의 신비를 이야기하는 ‘저 산수유꽃’, ‘민들레꽃’, ‘발목 잡힌 봄’, ‘오류동 빈터’, ‘단감 몇 개’, ‘살아 있는 것들의 집’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더불어 이미 중년을 넘어서버린 스스로를 발견해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반성을 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실천시선 210> 이은봉 시집
걸레옷을 입은 구름

인간에 의해 채색되지 않은 자연을 노래하다

1984년 창작과비평사에서 발간한 공동시집 『마침내 시인이여』를 통해 등단한 이은봉 시인의 등단 30주년을 맞이하여 발표한 시집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 『걸레옷을 입은 구름』을 통해 시인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애정을 변함없이 보여주면서도 꽃, 나무, 돌과 같은 생명과 무생물에서 세상의 근원적인 가치를 발견한다. 한편으로 이미 중년을 넘어서버린 자기 스스로를 발견하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하는 내면의 목소리 또한 들려주고 있다.

잃어버린 신의 목소리를 찾아서

시인은 신이 인간에게 전해주는 목소리를 전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현대와 같이 인간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고 유린된 세상에서 신의 음성은 어디에 남아 있을까?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문명의 방자하고 잔혹한 마수를 보면서 이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

오늘 구름은 고름 덩어리, 걸레옷을 입은 구름은 제 뱃속 가득 납과 수은과 카드뮴을 감추고 있다
이제 내 숨결은 달에게로 가지 못한다 달의 숨결도 내게로 오지 못한다

(중략)

기름때에 찌든 걸레옷을 입은 채 나와 달 사이에 철판 세우고 있는 저 구름을 어쩌지
끝내 바람이 구름의 걸레옷을 벗기지 못하면 누구도 잠들지 못한다
하느님조차도 눈 부릅뜬 채 몇 날 몇 밤을 깨어 있어야 한다
잠들지 못하면 어떤 영혼도 바로 숨을 쉬지 못한다 그렇게 죽는다.
_ 시 「걸레옷을 입은 구름」 부분

시인은 자연과의 교감을 원한다. 불안한 불면의 밤을 지내며 달과의 교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구름은 고름덩어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걸레옷을 입고 온갖 중금속을 내장에 감추고 있을 뿐이다. 바람이라도 불어와 오염된 구름의 걸레옷을 벗겨주면 좋겠는데 바람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잠들지 못하면 어떤 영혼도 바로 숨을 쉬지 못한다 그렇게 죽는다”라는 시인의 말은 생태계 파괴의 실상을 차갑게 반영한다. 이미 우리 사회는 새만금이나 4대강과 같이 개발 논리 아래 수많은 목숨을 잃어간 자연 파괴의 모습을 목도해왔다. 자연의 다른 이름은 생명일 것인데, 우리가 목격하는 자연은 이제 더 이상 생명을 잉태하지 못할 만큼 파괴되어가고 있다.

생명의 온기를 품은 인간으로 돌아가는 길

살아 있다고? 지금, 아직, 정말?
그렇다니까 팽팽하게 살아 있다니까

(중략)

손가락 끝에서는 날카로운 손톱이
발가락 끝에서는 뭉툭한 발톱이
크고 있다니까 자, 나를 좀 보라고
머리에서는 머리카락이 자라고 있잖니
저 주검들 말이야 저 시체들
생의 오랜 껍질들이지 네 몸에도
이처럼 죽음이 살고 있다니까
삶이 곧 죽음이잖아 이미 죽음이
여기저기 도사려 있다니까
_ 시 「살아 있는 죽음」 부분

때로는 생명의 환희가 아픔으로 다가오고 생명의 찬란한 의미를 완전히 체감하지 못하는 미완의 상태에 있더라도 자연성을 회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생명이 피어난 곳이 자연이고 죽어서 육신이 돌아갈 곳도 자연이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죽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 점에서 우리 몸에는 이미 수많은 죽음들이 내포되어 있다. 죽음과 삶이 공존하며 그 둘의 관계가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 생명현상이고, 죽음과 삶이 결합되어 있는 공간이 바로 생명체이다. 이러한 인식은 자연 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단순한 죽음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생명의 기원’을 탐색하는 자세를 갖게 한다.
생명의 기원. 이것은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철학적 탐색의 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시인은 “생명의 알”(「生의 알」)을 상상한다. 껍데기가 깨어져야 생명체로 태어나는 알. 알에서 태어나는 생명체는 껍데기가 깨지는 아픔이 있고 껍데기에서 벗어나 홀로 나아가야 할 외로운 슬픔의 길이 있다. 알에서 태어났다가 다시 알을 낳는 생명의 순환은 생의 아픔과 슬픔을 숙명의 형태로 끌어안는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쳐야 生의 껍데기는 깨지지 生의 껍데기가 깨져야 알은 태어나지
生의 알…… 알에서 태어나는 生은 외롭지 슬프지 아프지
바퀴가 달려 있기 때문이지
바퀴는 돌고, 도는 바퀴의 축에는 ‘떠돌이’라는 굵은 글씨가 새겨져 있지
더러는 ‘나그네’라는, 더러는 ‘낙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기도 하지
‘아버지’ 혹은 ‘고향’ 따위의 글씨는 새겨져 있지 않지
바퀴가 달려 있는 알의 生, 한번 구르기 시작하면 글씨는 금세 사라지지
구르는 알의 生은 하나의 까만 점, 멈출 줄 모르지
멈추면 흙 속으로, 대지 속으로 아름답게 미끄러지는 거지 어머니의 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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