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도 아파트가 있다
패션 잡화를 파는 이태원 시장, 악기 상가로 유명한 낙원상가, 용산전자상가 중의 하나인 한신전자타운, 전지현 주연의 영화 ‘도둑들’을 촬영한 부산의 유명 상업 건물인 부산데파트, 부산의 부전시장. 이런 거대 상업 건물의 상층부에 사람들이 여전히 거주하는 아파트 공간이 있다. 어쩌면 당신이 매일 방문하는 동네의 재래식 시장 건물 위 혹은 바로 옆에도 아파트가 있을지 모른다. 애써 그곳의 존재를 인식하지 않고서는 눈길을 주기 어려운 시장 내 주거 공간들. 저자는 이런 ‘숨겨진 공간’의 매력에 주목한다.
형형색색 시장상가아파트의 매력
저자는 전국의 시장 속에 남아 있는 아파트 중 재미있는 구조를 지녔거나, 내부 공간이 멋있는 아파트들의 모습을 상세히 소개해 준다. 상상하기 어려운 특이한 건물 구조와 중정이 만들어 내는 기하학적 아름다움, 세월이 만들어 낸 빛바랜 페인트 외벽 색까지. 책을 읽다 보면 오래된 아파트가 만들어 내는 고유한 매력을 체감하게 된다.
시장상가아파트의 운명
책에는 시장상가아파트의 현재 모습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본문의 시장상가아파트들을 설명할 때에도 가끔 언급되곤 하던 개발 관련 이야기는 2부의 1장에서 체계적으로 다루어진다. 기존의 재래식 시장을 현대화하면서 지금의 시장상가아파트가 지어졌는데, 이제 이들 시장상가아파트도 다시 재건축을 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어떤 곳이 개발되고 어떤 곳은 남겨지는지, 서울 내 시장상가아파트의 개발 사례 조사를 통해 이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내가 방문하는 시장에 아파트가 있을까?
책을 읽고 나면 자주 방문하거나 혹은 놀러 가서 들르게 되는 관광지의 유명 시장에 있는 아파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곳에는 여전히 누군가는 살고 있고, 어쩌면 놀라운 매력을 품은 ‘숨겨진 공간’이 있을지 모른다.
책의 구성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부에서는 전국의 시장상가아파트 중 특별히 매력적이거나 개성이 있어서 선정된 34곳의 아파트 공간을 큼지막한 사진들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1부에 선정되지 못한 나머지 93곳의 시장상가아파트에 대해 아카이브 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책 말미에는 전국 127곳의 시장상가아파트를 정리한 표가 첨부되어 있다. 표에는 개별 아파트들이 저자가 설명한 시장상가아파트의 주된 건축 유형 12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 지와 사용승인일, 소재지, 건물의 규모, 세대수 등 기타 정보 등이 함께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