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처럼 목마른 영혼을 만족시키고
단비처럼 곤고한 이에게 위로를 주는 아름다운 시편
한 편의 시에는 시인의 세계관과 인생관이 반영되어 있다. 《시밥을 지으며》에 실린 아름답고 정갈한 시편들을 통해 시인의 장점과 특징을 볼 수 있다. 먼저 시인은 번역하고 ‘해석’한다. 그에게 삼라만상은 모두 해독해야 할 텍스트다. 시인은 언어의 집을 짓는 건축가다. 그는 오감으로 응답하고 언어로 색을 입히고 생명을 불어넣는다. 시인은 새로운 세상,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작가다. 그는 사랑과 진리를 믿는다.
시인은 무엇보다도 사람을 귀히 여기고 눈에 안 띄는 들풀에게도 다가가고 공감한다. 이러한 마음에서 나온 시만이 독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 물신주의와 실용주의, 그리고 자본주의가 모든 이를 삼켜 버리는 시대에 ‘사랑과 진리가 입 맞추는’ 세상을 꿈꾼다.
이 시집의 발문(跋文)을 쓴 송광택 출판평론가는 시인의 ‘공감력’을 여러 시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인은 밖의 변화를 안에서 느끼고 내면으로 받아들인다. 이 시집에는 안과 밖이 소통하는 시들이 가득하다. 시인에게 ‘자연’은 무엇인가? 자연 만물은 그의 스승이고, 삶의 내비게이션이기도 하다. 시인은 삶의 소소한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물에서도 지혜의 빛을 발견하곤 한다. 이런 사유를 통해 빚어진 시들은 생수처럼 목마른 영혼을 만족시키고, 단비처럼 곤고한 이에게 위로를 준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된 이 시집은 1장에 ‘사계절 산책’이란 테마로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의 변화와 삶의 이모저모를 담았고, 2장은 ‘일상에 쉼표를’ 찍고, 오늘이란 시공간 안에서 받은 선물을 반추해 보며, 3장은 ‘자연 예찬’이란 주제로 캠핑과 여행, 산행을 통해 자연과 소통하며 느낀 것을 풀어내고 있다. 4장 ‘사람꽃이 피었네’는 사람과의 만남에서 파생되는 이야기와 사색을 통해 ‘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포착했으며, 5장 ‘시밥을 짓다’는 창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 마음여행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