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모르는 것 같아”
“나는 네가 날 사랑하는 것 같은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나버린 관계에 대해
늙고 아픈 흰 강아지 ‘앵두’가 가르쳐준 것들
특유의 위트와 따뜻한 시선으로 사건 이후의 일상을 다정하게 그려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주란 작가의 신작 《그때는》이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이주란 작가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난 관계에 대해 생각”하며 작품을 썼다면서도 일상의 작은 순간순간을 정성 들여 관찰하고, 능청맞고 사랑스러운 농담을 잊지 않는다. 흠집 난 관계가 나라는 사람 자체에 흠집을 내는 것만 같을 때, 이주란 작가의 문장은 나이 든 강아지처럼 슬며시 다가와 포근한 위로를 건넨다.
처음부터 어머니가 원치 않던 아이였다는 ‘수인’은 3년 전 어머니의 일방적인 통보로 그와 연을 끊게 되었다. 그러나 4년째 함께 살고 있는 연인 ‘선용’과 혼인신고를 하기로 한 이후 종종 어머니를 떠올린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수인에게 살갑게 대해주는, 선용을 닮은 그의 가족들을 보며 자신도 모두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던 어머니를 닮아버린 건 아닐까 생각한다.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자는 상담 선생님의 말에 수인은 약속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다. 그 자체는 큰일이 아닌데도, 그 사실이 곧장 어머니와의 일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수인은 좌절하고 만다. 그날 저녁 수인과 선용의 집에 선용의 오래전 연인이 찾아와 늙고 아픈 흰 강아지 ‘앵두’를 떠맡기고. 어쩔 도리 없이 하루 세 번 갖가지 약을 챙기고 배변을 돕고 그날그날의 컨디션을 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동안 “사랑할 줄도 모르고 사랑받을 줄도 모르는 것 같다”는 오래된 생각에 앵두의 성긴 털과 발냄새가 끼어든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 1 50편에 이어 시즌 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 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황정은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 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한 조각의 문학, 위픽
구병모 《파쇄》
이희주 《마유미》
윤자영 《할매 떡볶이 레시피》
박소연 《북적대지만 은밀하게》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
이종산 《블루마블》
곽재식 《우주 대전의 끝》
김동식 《백 명 버튼》
배예람 《물 밑에 계시리라》
이소호 《나의 미치광이 이웃》
오한기 《나의 즐거운 육아 일기》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도진기 《애니》
박솔뫼 《극동의 여자 친구들》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황모과 《10초는 영원히》
김희선 《삼척, 불멸》
최정화 《봇로스 리포트》
정해연 《모델》
정이담 《환생꽃》
문지혁 《크리스마스 캐러셀》
김목인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전건우 《앙심》
최양선 《그림자 나비》
이하진 《확률의 무덤》
은모든 《감미롭고 간절한》
이유리 《잠이 오나요》
심너울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최현숙 《창신동 여자》
연여름 《2학기 한정 도서부》
서미애 《나의 여자 친구》
김원영 《우리의 클라이밍》
정지돈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이서수 《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이경희 《매듭 정리》
송경아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현호정 《삼색도》
김 현 《고유한 형태》
김이환 《더 나은 인간》
이민진 《무칭》
안 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조현아 《밥줄광대놀음》
김효인 《새로고침》
전혜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
김청귤 《제습기 다이어트》
최의택 《논터널링》
김유담 《스페이스 M》
전삼혜 《나름에게 가는 길》
최진영 《오로라》
이혁진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강화길 《영희와 제임스》
이문영 《루카스》
현찬양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
차현지 《다다른 날들》
김성중 《두더지 인간》
김서해 《라비우와 링과》
임선우《0000》
듀 나《바리》
한유리 《불멸의 인절미》
한정현 《사랑과 연합 0장》
위수정 《칠면조가 숨어 있어》
한유리 《불멸의 인절미》
천희란 《작가의 말》
정보라 《창문》
이주란 《그때는》
김보영 《헤픈 것이다》
이주혜 《중국 앵무새가 있는 방》
정대건 《부오니시모, 나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