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0년대 이후 상영된 영화, 주로 한국영화를 루이 알튀세르나 프레드릭 제임슨의 소위 ‘징후적 독해’ 방식을 적용하여 분석했다. 대중에게 기억되는 영화들은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거나, 외국의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영화들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이 시기에 크게 주목받지 못한 영화들에서도 영화 미학의 특징과 시대적 징후를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다고 간주했다. 머리말에서 강조했듯이, 영화와 관객의 만남은 ‘클리나멘’ 즉 우발적인 마주침이라 할 수 있다. 영화들의 기획 의도들은 각기 다르겠지만, 영화의 제작 목표가 관객과 만나는 것이라는 사실만은 공통적이다. 한국영화는 상영 당시 영화를 만든 주체들과, 그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과, 영화와 관객이 마주치는 시대적, 사회적 의미망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2000년대 이후 주로 한국영화(또는 한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를 포함하여)에 내포된 미학적 사회적 의미를 ‘징후적 독해’ 방식을 고려하여 분석하고자 했다. 또한 이 책은 영화에 대한 글이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의 개인적인 소회나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화의 사회적, 시대적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글임을 증명하려 노력했다. 따라서 이 책은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지형도를 그려보인 결과물이라는 의의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영화에 관심과 애정이 있는 독자, 한국영화의 미학적 특징과 시대적, 사회적 의미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는 한국드라마와 함께 소위 K-Culture의 핵심이 되어 왔다. 이 책은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영화만의 고유한 미학과 사회적 의미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알맞은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