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용성(1864∼1940)은 일본이 한국을 강제 점령하고 있던 시기에 활동했던 수행자이자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한국 전통불교인 참선의 중흥과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헌신했으며, 삼장역회라는 조직을 통해 수많은 역경사업을 수행하고, 『수심정로』, 『각해일륜』 등의 저술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또한 도심포교의 전진 기지로서 대각교를 창립하는 등 백용성의 도심포교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은 현대불교의 포교 활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지금까지 백용성의 생애와 활동, 사상과 신앙 등에 관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그의 참선사상과 참선을 통한 포교 활동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드물다. 또한 현대불교의 화두참선 수행 전통에는 백용성의 역할이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이러한 그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그의 참선사상과 수행방법, 그리고 이를 통한 포교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2.
이 책은 백용성 선사의 참선포교에 관한 연구서로, 그는 대승불교의 범주 안에서 간화선의 깨달음에 가장 부합하는 삶을 걸어간 선지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는 임제선의 맥을 잇는 참선 수행을 통해 깨달은 선지식으로서, 깨달음 이후 도심지로 나와 대중들에게 화두 참선을 안내한 보살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체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제1부 제1장에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백용성의 생애와 민족운동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특히 3ㆍ1 독립운동을 전후한 용성의 독립운동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제2장에서는 문서를 통한 참선포교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수심정로」, 「수심론」, 「오도의 진리」, 「오도의 각(覺)」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특히 「용성선사어록」에 나타난 백용성의 간화선 수행론에 대해서 집중 탐구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용성의 수행실천으로서의 참선포교를 만일참선결사회, 화과원, 용정 대각교당으로 나누어 살피고 있다. 제4장 대중을 위한 참선포교에서는 용성의 도회지 참선포교, 조선임제종 중앙포교당, 임제파강구소, 대각사 창건, 부인선회 개설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제2부에서는 도심 속 실전 화두참선 수행을 위한 8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주제들은 필자가 석종사 금아혜국(金牙慧國) 큰스님으로부터 화두참선을 배우면서 나눈 것을 다시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정리한 여덟 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①화두란? ②발심은 왜 중요한가? ③생활 속의 화두참선 수행이란? ④화두참선과 연기ㆍ중도ㆍ정견, ⑤화두를 참구하는 것과 관하는 것의 차이점, ⑥삼매란 무엇인가? ⑦의정ㆍ의단ㆍ타성일편ㆍ은산철벽ㆍ동정일여ㆍ몽중일여ㆍ오매일여, ⑧복덕ㆍ공덕과 화두참구 등이다.
3.
이 책을 통해서 독립운동가ㆍ저술가ㆍ불교개혁가이며 그 당시 몇 안 되는 깨달은 선사들 중의 한 분이었던 백용성 선사가, 근대 한국사회에 ‘참선’이라는 우리의 전통 수행법을 도심에서 실천하면서 포교에도 힘쓴 위대한 화두참선 수행자, 대선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전통 수행법인 화두참선의 뛰어남도 널리 알려져, 참선 수행법을 통해 제2의 용성, 제3의 용성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