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한국 여성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여자의 삶을 찬양하거나 미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반대의 방식으로. 정면교사가 아닌 반면교사의 모습으로. 가장 시시한 모습을 들춰내는 방식으로.
주변 여자들의 삶을 목격하며 안타까운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의 잠재력에 비해 우리가 너무나 시시한 삶을 살고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이 소설은 그 지점을 낱낱이 묘사하고 있다.
크고 작은 풍파 속 소설 속 여성들의 삶에서 읽게 되는 것은 순응의 함정이다, 가족과 시대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것은 여자에게 이로운 일인가? 여성의 감응능력은 세상에 이롭지만 스스로를 착취의 굴레로 걸어가게 만들기도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보편적 속물근성을 지닌 작품 속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속 어디에도 아름다움은 없다. 관심과 간섭, 친교와 뒷담화를 오가는 관계는 서로를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우리가 얼마든지 이보다 나은 우정을 만들고 누릴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깨달은 것은 이 경험이 여성의 세계를 한없이 커지게도, 한없이 작아지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읽고 쓰고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한 우리의 세계는 쪼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