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동행에 대한 틀린 생각

동행에 대한 틀린 생각

  • 안승천
  • |
  • 책펴냄열린시
  • |
  • 2024-09-30 출간
  • |
  • 144페이지
  • |
  • 125 X 205 X 11mm
  • |
  • ISBN 9791188048007
판매가

12,000원

즉시할인가

10,8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0,8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추천사

나비넥타이를 매고 싶다
꽃가루를 묻히지 않고 치자꽃에 앉을 수 있겠지
어쩔 수 없이 남겨놓은 발자국은 지워야 해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허공에 그려놓은 날갯짓
뒤뚱거리며 삼켜야만 해
색조 화장이 무거워 어깨가 처지려 해
끝내 애벌레 모습을 지우지 못하나 봐
단내 쫓고 꿀물에 발 담그려
아직도 온 낮 숲속을 뒤적이지
꽃은 더이상 위로가 아니야

바다를 건너야 해
안데스 넘어 망가진 우림雨林으로 가야겠어
이마 위에 구름이고 한 열흘 비를 뿌릴 거야
키 큰 무화과나무에 물방울무늬 긴 목걸이를 매어 주고 싶어
토닥이며 바닥을 밟는 소리가 울리겠지
밀림이 걸음을 붙잡아도 죽지가 젖을 때까지 방황할 거야

열흘 하고도 하룻밤을 더 울고 싶어
매미 날개를 봐 그늘에서도 투명하고 싶지
허리를 바로 세우고 고개를 숙이지 않아야 해
눈길은 비스듬히 구름 위를 볼 거야
새털구름에 밧줄을 걸고 황색등을 깜빡일 거야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건 꿈 뿐이야
솜털 위에 앉아 날개를 접고 나비 꿈을 꿀 거야
늦은 봄 햇살 구름 위를 밟는
비늘가루를 덮어쓴 젖지 않은 그 꿈

-「방황나비」 전문

방황나비는 목적지 없이 이리저리 방황하며 날고 있는 나비를 지칭한다. 나비는 목적지를 정하고 날지는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궤도 이탈한 자유를 몸에 달고 태어났다. 나비의 날개를 보면 자유로움이 솟구친다. 나비에게 누가 자유를 빼앗을 수 있을까. 아무도 없다. 나비는 자유다. 안승천 시인이 만나고 싶은 것은 바로 나비의 날개가 지닌 자유로움일 것이다. 그래서 꿈꾼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자유를 그려본다. 그러나 자신을 얽매고 있는 것들은 숱하다.
이 작품은 자유로움을 갈망하여 쓰여진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직장인이다. 그는 넥타이로 나비넥타이를 고른다. 나비가 되어 날아가고 싶은 욕망을 담았다. 나비넥타이를 매고부터 그는 실제 나비가 되어 꽃을 찾아 날아간다. 자주 가던 곳을 벗어나 치자꽃에 앉아 본다. 몸에 꽃가루를 묻히지 않고 꽃에 앉고 싶다. 그것은 그가 누리는 자유를 훼방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300년 전에 출생한 칸트는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논거는 현재에도 세상을 관통하는 철학적 명제로써 우리 삶이나 정신에 관여한다.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칸트의 존재는 몇 백 년 세월을 인간의 이성에 좌표를 던지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사회를 지배하던 계층은 선비들이었다. 선비들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어떤 사회 기류를 형성하며 신분과 가문을 형성하며 오래도록 군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어져 내려온 정신이 바로 선비정신이라는 것이다. 자존심 굽히지 않는 딸각발이 정신이 그것이다. 뼈대 있는 선비 집안의 가풍을 이어오면서 현재까지도 사회를 지탱하는 정신의 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할 것이다. 안승천 시인도 그런 가문에서 어른들이 살아온 결 고운 선비정신을 구현하던 모습을 잊지 못하고 그것을 지켜 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그런 갈등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보여진다. 그런데 문제는 벗어나고 싶은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다. 그래서 갈등에 빠져 ‘얽매임 없음’에 갈증을 느낀다.


안승천 시인의 시 쓰기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1연과 2연에서 시란 매인 곳이 없는 자유로운 상상력이라 알고 있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시 쓰기는 그러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런 모습은 앞의 작품 「방황나비」에서 보여주는 갈등과 방황이 드러나 보인다.
여기에서 시인은 시를 자유로운 상상력에 과감한 현실 타파를 보여줘야 하는 것인데 자신은 자신이 눈길 닿는 대상 혹은 사물에서 쉼표나 마침표와 같은 숱한 점들만 보고 있다. 눈비비고 쳐다보아도 심도 깊은 의미나 참신한 속내는 드러내지 못하고 만다는 의미를 보인다. 그가 탐구하는 것들도 실낱같은 협곡에 들어서도 큰 골짜기는 보이지 않고 강바닥만 헤적이고 있는데 배는 거친 물살을 헤치고 나아가고 자신은 골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몸체는 보이지 않고 그림자만 기슭에 닿아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느낀다. 화자가 바삐 움직여도 여왕개미, 병정개미, 일개미 중에 누가 바쁜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손 비비며 하늘을 볼 텐데 정작 가닿고 싶은 세계는 누가 바쁜 것인가가 아니고 내 손이 가닿지 않는 곳에 있다. 시가 남긴 홀씨가 등허리에 뿌리를 내렸는데 다시 새 촉이 올라 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비는 내려 썩은 뿌리를 적셔 싹을 틔우라고 재촉하지만 자신은 걸음은 무겁다. 앞서가는 발자국들은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만 가고 자신은 언제쯤 수련이 피어있는 연못에 가서 금빛 잉어가 되어 헤엄을 칠 수 있을까? 지금 내게는 물구나무선 물음표로 남아 있는 능소화 보는 것도 의구심이 든다는 망설임과 자신 작품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음을 내비친다.
안승천 시인의 작품에는 시간과 죽음이나 소멸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그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죽음과도 깊은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땅 위에서는 그 눈빛/다시 볼 수 없다/가벼워진 그녀를 허공으로 띄워 보낸다/그 구름 뭉클하다/바람이 불어도 왜 헤어져야 하는지/이유를 모르겠다/모르는 게 많아서 난 괜찮다’「( 별리」 뒷부분)
시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모든 시인이 해결해야 할 고민이다. 인식론적 시론에 따르면 시는 존재를 파악하는 데 있다고 한다. 시는 정서와 상상을 통하여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포착하는 인식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철학자 바슐라르는‘시인의 관심은 존재에 있으며
그것을 의미화하기에 앞서 실재(존재)를 노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승천 시인도 그의 시에서 사물의 존재 파악과 자신의 실존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시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도 없다. 방황나비처럼 날고 싶은 대로 날면 되는 것이 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의 길에서 갈등과 주저와 망설임은 당연한 행동거지다.

목차

차례…04
시인의 말…03

제 1 부

바겐세일…11
무풍한송로…12
방황나비…14
낙타 발자국…16
거미…18
강물…20
잃어버린 시간…22
검은 비닐봉지…23
11월…24
나를 찾아요…26
아슬하다…28
삿대질…30
먼 길 가다…31
꿈꾼다…32
독거…34
나뭇잎…36

제 2 부

농바위…39
방목둑…40
구포 나루터…42
갈맷길…44
부산 돼지국밥…45
반나절 일…46
유엔 묘지…48
하단에서…50
독도…52
노을 밖 하얀 홀씨…54
어둠의 빛깔…56
낮은 지붕…58
고등어…60
마른 멸치…62
겨울 해운대…64
그리하여 송정역…66
시천…67
가파도 보리밭…68

제 3 부

시소타기…71
앵무새 키우기…72
버려진 시계…74
누드김밥…76
밥버러지…78
진부함의 제거…80
산중호수…82
화살나무 단풍…84
종이컵…85
나날…86
섬에게…88
풀뿌리…90
동행에 대한 틀린 생각…92
정박…94
천은사…95
월식…95

제 4 부

나의 사랑은…99
바다로 가라…100
물의 변증법…102
풀씨 이야기…104
담 안…106
돌담풍경…108
꽃양산…110
동행…112
별리…113
아픈 이름은 곁에 있다…114
속을 보였네…116
사진 속에서…118
부탁…120
나뭇잎에 쓴 편지…122
그가 오고 있다…124
손잡고 나란히…126

해설/방황의 갈등 구조ㆍ강영환…127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