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

  • 배예람
  • |
  • 이지북
  • |
  • 2024-09-30 출간
  • |
  • 192페이지
  • |
  • 128 X 198mm
  • |
  • ISBN 9791193914410
판매가

16,000원

즉시할인가

14,4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4,4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둘도 없는 친구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죽여야 하는 적이 되다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 아이를 좋아했던 만큼
그 아이가 고통스럽게 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6월 모의고사가 끝난 밤, ‘나희’는 학교 교실에서 눈을 떴다. 최악의 점수를 확인하고 좌절하며 잠깐 엎드려 있겠다는 게 한밤중까지 이어진 것이었다. 그런데 교실 풍경이 어딘가 이질적이고 낯설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기이한 종소리가 울리더니 티브이 모니터 화면에 낡은 토끼가 등장했다. 봉암여자고등학교의 오래된 마스코트 봉봉이였다. ‘봉봉이’는 ‘나희’에게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희’가 ‘제0교시 살의 영역’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희’는 그제야 제 앞에 놓인 시험지와 그 아래 적힌 필적확인란을 읽었다. “죽이고자 하는 열의가 나를 움직이는 모든 것이었고.” 그리고 뒷장을 넘겨 제0교시 살의 영역의 시험 문제와 마주했다.

1번. 살의란 무엇인가?
2번. 사람을 죽이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3번.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반 번호를 쓰시오.

꿈과 현실의 경계에 걸쳐 모든 게 희미하기만 했던 ‘나희’는 자신이 아직 꿈에서 깨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꿈에서 깨려면, 가만히 있기보다 무엇이든 부딪혀야 된다는 걸 깨닫고 시험지의 문항에 답을 써 내려갔다. 1번과 2번은 별 고민 없이 쓸 수 있었다. 단번에 생각나는 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3번. 그 역시 바로 떠오른 얼굴이 있었으므로 천천히, 소중히 그 이름을 또박또박 적었다. 광대뼈에 박힌 점까지 아름답고 우아한, ‘나희’가 온 힘을 다해 사랑한 박이경의 이름을.
같은 시각 5층에서 눈을 뜬 ‘이경’도 똑같은 시험문제를 풀었다. ‘이경’은 ‘나희’와 달리 제0교시 살의 영역에 빠르게 적응하고 막힘없이 문제의 답을 적어나갔다. 6월 모의고사의 저주를 믿고 있던 ‘이경’은 이것이 바로 그 저주임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살의가 향해 있던 ‘나희’의 이름을 적었다. 제0교시 살의 영역의 규칙은 간단했다. ‘나희’는 1층에서 출발하고, ‘이경’은 5층에서 출발해 3층에서 만나 서로를 죽이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각 층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앙 계단을 지키고 있는 괴물들을 무너뜨려야 하지만, ‘이경’에게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상대의 가장 큰 약점을 파고들어 죽음과 같은 고통을 선사하는 게 특기였으므로.
각 층의 ‘괴물’들은 ‘목이 긴 여자’ ‘거미를 닮은 남자’ ‘움직이는 인체모형’ ‘노래하는 음악 선생님’이다. 이들은 언뜻 보면 ‘나희’와 ‘이경’의 앞길을 방해하기 위해 놓인 끔찍한 괴물 자체에 지나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들을 물리칠수록 ‘나희’와 ‘이경’은 깨닫는다. ‘괴물’들은 바로 두 사람의 아픔이자 약점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것을 말이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고, 강박적으로 자기 자신을 타인에게 맞추려 한 ‘나희’는 정작 스스로를 돌보는 데 실패했다. ‘나희’는 눈이 없고 목이 길게 늘어져 오직 소리만으로 움직이는 ‘목이 긴 여자’와 맞서게 되었다. 눈을 잃고 소리에 예민해 벽과 창문에 머리를 박으며 붉은 핏자국을 남긴 ‘목이 긴 여자’와 대적하면서, ‘나희’는 그리고 5층에 있는 ‘이경’은 어떤 성장을 하게 될까.


타인과 어울리기 위해 타인을 미워하고
버림받지 않기 위해 버려야만 하는 관계의 모순

“나는 나날이 더 추악해지고
나날이 더 역겨워지는데
너는 이런 나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나희’는 갈망했다. 언제나 새 학기가 시작되면 ‘나희’를 엄습해오는 불안은 ‘친구 만들기’였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무리를 만들어가는 아이들 틈에서, 늘 어중간한 ‘나희’의 자리는 맨 뒷줄이나 맨 앞줄이었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한구석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나희’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예쁘고 마른 ‘이경’이었다. 화려한 외모와 호감적인 인상이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꿰찬다는 것을 증명하듯, ‘이경’의 주변에는 항상 친구들이 많았다. ‘나희’는 늘 생각해왔다. 무리에 소속되고자 하는 아이는 필사적이고, 아무리 몸과 마음이 어려도 아이들은 그 필사적인 한 아이를 눈치챈다. 그리고 싫어한다. 필사적인 아이는 비참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희’가 잠깐 ‘이경’과 눈이 마주쳤을 때, ‘나희’는 ‘이경’의 눈에서 자신의 것과 같은 비참함을 마주한다.
‘이경’이 어디를 가나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예쁘다’ ‘말랐다’ ‘날씬하다’ ‘보기 좋다’는 것이었다. ‘이경’은 마르고 예뻐야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엄마와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언제나 조금 먹었고, 언제나 극심한 허기에 시달렸다. 제 몸이 망가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죽기 전까지 목이 말라도, 먹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이경’의 주변에는 늘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뿐이었기에, 살이 찔까 두려워하면서도 그들이 보는 앞에서 급식 판을 전부 비워야 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홀로 나와 화장실에서 먹토를 하는 게 일상이 되어갔다. 문제는 하필이면, 그 장면을 ‘나희’가 목격했다는 것이다. ‘이경’은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입학식 날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바람막이를 밟아놓고 사과를 하지 않은 ‘나희’, 친구들 몰래 피아노를 치는데 불쑥 음악실에 들어온 ‘나희’, 결국 먹토하는 것까지 알아버린 ‘나희’였으니까. ‘이경’은 언제나 맹한 표정으로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는 주제에 은근히 신경 쓰였던 ‘나희’가 친구들처럼 형식적인 위로나 어쭙잖은 참견을 하길 원했다. 그러면 ‘이경’은 주저 없이 그 오지랖을 마음껏 비웃고 비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희’는 정확히 ‘이경’의 예상을 빗나갔다. ‘나희’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그저 말없이 ‘이경’의 옆을 지켰다. 그리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이경’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과하지 않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경’에게 다가갔다. ‘이경’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나희’와 친해질 것이라고, 친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둘만의 작은 무리를 이룬 ‘나희’와 ‘이경’은 다른 친구들에게서 같은 질문을 받곤 했다. ‘너 왜 저런 애랑 다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을 바라보는 수십 쌍의 시선은 결국 ‘나희’와 ‘이경’ 사이에 희미한 균열을 내고 말았다. 불행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고 했던가. 서로를 지켜주고 싶다는 ‘열의’로 가득 차 있던 그들의 마음을 삽시간에 ‘살의’로 바꾸어놓은 사건은 불현듯 찾아왔다. ‘나희’는, ‘이경’은 생각했다. 좋아했던 만큼, 위했던 만큼 네가 고통스럽기를 바란다고. 그렇게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배예람 작가의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는 학교가 마치 하나의 던전인 것처럼 각 층에 무시무시한 괴물을 배치하고, 역동적인 액션을 전면에 내세워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듯 보인다. 그러나 ‘나희’와 ‘이경’의 관계성이 일련의 서사와 함께 서술될수록, 그들이 진정으로 맞서고자 했던 ‘괴물’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어떤 마음은 글자로, 말로 완전한 형태를 갖췄을 때 전해지기 마련이다. ‘나희’와 ‘이경’은 서로의 진심을 가린 가면을 벗고, 더 솔직해진 모습으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과연, 제0교시 살의 영역의 ‘진정한’ 합격자는 누구일까?

목차

1층 목이 긴 여자
5층 거미를 닮은 남자
2층 움직이는 인체모형
4층 노래하는 음악 선생님
3층 그리고……
에필로그

작가의 말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