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판 한정 ***
『너를 만난 건 행운이었어』 초판을 구입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에게는 ‘메모리얼 다이어리’를 드립니다(도서와 함께 래핑). 바오 패밀리의 특별한 하루를 담은 36장의 이미지, 주키퍼가 픽한 사진 & 친필 메시지와 사인, 그리고 푸바오를 잇는 판다 월드의 귀염둥이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판생 10컷까지 총 5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판다, 판다 가족을 돌보는 사육사,
그리고 바오 패밀리에게서 행복을 얻는 우리
“자기 전에 판다 영상을 봐.
그렇게 하루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면
오늘을 무사히 보낸 느낌이야.”
2020년 7월 20일, 한 판다가 세상의 빛을 본다. 그리고 11월 4일 (공식적으로)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푸바오’라는 이름을 얻는 이 판다는 여러 면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다. 대한민국 최초의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판다이자 기록상 세계에서 가장 눈을 빨리 뜬 판다일 뿐만이 아니라 단숨에 온 국민을 판다의 귀여움에 빠져들게 했기 때문이다. 푸바오의 탄생 순간을 담은 사진은 2023년 《타임》이 뽑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준 사진 100장에 뽑힐 만큼 대단한 관심과 인기를 불러왔다. 푸바오의 이름 공모에는 5만여 명이 응모했는데 그중 한 명이 작가 오리여인이었다.
나도 임신 중이라서였을까? 아이바오의 출산은 곧 있을 나의 출산처럼 느껴졌다. 이후로 매일 작은 분홍색 생명체가 커 가는 과정을 함께했다. 친구 같고 가족 같았다. 영상을 보는 일은 일과가 되었고 푸바오를 보며 내 뱃속의 생명도 푸바오처럼 별 탈 없이 태어나 귀엽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랐다.
- 본문 중에서
오리여인에게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은 일상의 즐거움인 동시에 엄마의 딸로 태어나 딸의 엄마가 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였다. 처음에는 푸바오에게 집중되었던 관심은 푸바오의 엄마 아이바오, 아빠 러바오, 2023년에 태어난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등으로 커져 나갔다. 또 사랑과 정성을 다해 바오 패밀리를 돌보는 사육사들과 이들을 담아내는 사진작가에게도 닿았다. 사랑은 그 끝을 정할 수 없다는 말처럼 어느새 전 세계 곳곳의 대왕판다는 물론 박새, 다람쥐, 두더지, 문어 등에도 애정을 갖게 되는 오리여인. 이는 오리여인이 작가로서 커리어를 쌓고, 엄마로서 생명을 키우고, 딸로서 부모님의 나이 듦을 지켜보고, 그리고 이 전부의 합이자 독립된 나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위안과 힘이 되었다. 작가는 이 또한 판다가 가져다준 행운이라고 이야기한다.
잠시 헤어짐은 있어도 이별은 없어,
무한의 사랑 무한대의 바오!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
우리에게 와 줘서 정말로 고맙다. 사랑해.”
어른이 되면 당장 해야 할 일에 치여 정말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을 자주 잊는다. 해가 뜨고 지는 하루의 경이로움, 계절이 지나가는 자리, 마음을 담은 전화, 꼭 맞잡은 두 손…. 경쟁과 평가에 위축되고 관계와 갈등에 지쳐 나, 나의 꿈과 즐거움은 소외받고 있는 건 아닐까. 바오 패밀리는 매일 지치고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는 우리에게 힘을 불어넣고 빳빳해진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잊고 있다 자칫 잃어버릴 뻔했던 소중한 무엇을 곁에 데려와 준다.
우리는 왜 바오 패밀리를 좋아하는 걸까? 성심껏 새끼를 돌보는 아이바오의 모정, 먼저 인사를 건네는 푸바오의 다정함, 늘 긍정적인 러바오의 에너지, 쌍둥이라 귀여움도 두 배인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느릿느릿 죽순을 먹고, 유채꽃에 행복해하고, 흙투성이가 되어도 순간의 즐거움을 놓지 않는 바오 패밀리. 그들의 삶에서 우리의 행복했던 기억을 꺼내어 보고, 듣고 싶었던 말을 듣고, 넘치는 사랑을 느낀다. 그러니 내 몫의 인생을 너무 걱정하지 말자. 처음 걸음마를 떼었을 때, 혼자 학교에 갔을 때 등 수없이 많은 연습 끝에 어른이 된 우리는 앞으로도 홀로 살아가겠지만 혼자서만 살아 내야 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 곁에는 바오 패밀리가 있을 테니까.
얼마 후에 강바오도 푸바오를 보러 청두로 떠났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뭉클해졌다.
푸바오가 씩씩하게 지내고 있길, 고향과 가족이 그리워도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길 바랐을 거다. 우리가 다시는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둘에게는 짧은 시간만 허락되었지만 강바오는 덤덤하게, 늘 그랬듯이 “푸바오, 너무 잘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푸바오가 제일 많이 들었을 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짧은 만남 뒤에 긴 이별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강바오는 말한다.
“할부지 금방 또 올 테니까 많이 먹고 잘 놀아야 해. 알았지?”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