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메’의 성지 도쿄부터
‘엘 클라시코’의 무대 바르셀로나까지
16개 세계 도시 야무지게 읽기
최초의 문명에서부터 시작해 인류와 성장하고 발전해 온 도시.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사람과 자원이 모여들고 자연스레 협력과 갈등을 비롯한 여러 움직임이 벌어지면서 생겨난 도시는 역사와 문화가 피어나는 무대가 되어 인류의 흥망성쇠를 함께 겪어 왔다. 지역마다 다른 환경이 각양각색의 식문화와 건축양식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커다란 사건이 사회를 뒤흔들고 고유한 정서를 낳기도 한다. 인간사의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를 보여 주는 듯 세계의 수많은 도시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책은 16개 세계 도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내는 인문지리 여행기이다. 고등학교 지리 교사이자 유튜브 채널 ‘지리는 강선생’을 활발히 운영 중인 동영상 크리에이터 강이석은 20대부터 마음 가는 대로 세계 각지를 여행해 온 베테랑 여행가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장소로 성지순례를 떠나기도 하고, 해외 축구팀의 홈구장에서 생애 최고의 경기를 직관하는 등, 저자가 직접 거닐며 피부로 느낀 도시들을 재미있고 신기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하는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세계 도시의 지리·역사·문화는 물론 배낭여행 꿀팁까지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너의 세계지도에 알록달록 핀을 꽂아 줄,
해외 좀 다녀 본 지리 선생님의 유쾌한 여행 썰!
이 책에서는 세계 각지 16개 도시를 주요 키워드에 따라 4개의 부로 묶어 소개한다. 먼저 1부 ‘같은 나라인데 달라!’에서는 속해 있는 나라의 주류 사회와는 또 다른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도시들을 찾아간다. 라싸, 에든버러, 호놀룰루, 바르셀로나의 독특한 지역색이 형성된 배경에 대해 국경과 편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2부 ‘여긴 근본이지~’에서는 다양한 기준에서 세계의 중심지로 불리는 도시들을 소개한다. 커다란 영향력으로 세계적 흐름을 주도하기도, 혹은 말 그대로 지도상 한가운데에 있기도 한 프라하, 로마, 런던, 서울이 저마다 하나의 중심으로서 겪어 온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3부 ‘진짜 여기서 살고 싶다…’에서는 살기 좋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세계인의 선망을 한몸에 받는 도시들에 찾아가 그 이유를 살펴본다. 코펜하겐, 뮌헨, 멜버른, 니스를 직접 걸어 보며 주민의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도시의 다양한 비결을 파헤친다.
4부 ‘오히려 좋을지도?’에서는 역사 속에 흥망성쇠를 겪은 대표적 도시들의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저마다의 배경 속에 전성기를 맞이했다가 몰락하고, 다시 부흥하기도 하는 맨체스터, 홍콩, 도쿄, 시애틀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요인들이 도시를 변화하게 하는지 알아본다.
끝으로 각각의 도시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부마다, 그리고 장마다 배치된 마무리 꼭지가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제시한다. ‘여행지 곱씹기’ 꼭지는 각 부에서 살펴본 네 도시를 되돌아보는 한편 도시를 둘러싼 논의와 문제에 관해 핵심 키워드를 짚고 심도 있는 해설을 제공한다. 또 ‘미디어에서 도시 찾기’ 꼭지는 각 장에서 다룬 도시가 영화, 게임, 소설, 뉴스 등에 등장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하며 도시의 매력에 풍성한 색채를 더한다.
중세 건축물, 본토 요리, 축구 리그…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여행 키워드 찾기
20대에 꼭 해야 할 일로 모두가 해외 배낭여행을 꼽는다. 바다 너머로 떠나 낯선 풍경과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문화를 경험하며 나의 세상을 넓혀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어디로 떠나야 하는 걸까? 직접 항공권을 끊고 떠나 볼 수 없는 대다수 청소년에게 해외란 책과 화면 속의 뻔한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시험을 위한 키워드들은 세계의 도시들이 품고 있는 매력을 전해 주지 않으니 의무처럼 머리에 입력된 배낭여행의 꿈은 막연하고 목적지가 없다. 결국 어떤 것을 경험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로 등 떠밀리듯 찾아간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도 ‘필수 코스’만을 순회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런 이들에게 한 장소가 품은 매력을 포착해 내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다. 이 책에는 낯선 도시를 읽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예술 작품이나 건축물의 아름다움, 혹은 자연경관의 웅장함에 주목할 수도 있고, 독특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의 새로운 맛과 향을 접하며 오감으로 도시의 문화를 느낄 수도 있다. 응원하는 해외 축구팀 선수들의 놀라운 플레이에 열광하거나, 혹은 그저 일상의 모든 것에서 멀리 떨어져 홀로 거니는 시간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드디어 여행의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자가 매 장마다 설렘과 기쁨을 듬뿍 담아낸 이 책을 길잡이 삼아서, 독자 역시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떠나 기억에 아로새겨질 경험과 마주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