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평설| 손진은
시인의 의도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 말이다. 필자가 얼마나 그런 안내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박노진의 시를 읽으면 시인이 얼마나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린 시절의 ‘추억’에 물들어 있으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에 영향을 받았는가가 실감이 된다. 특히 어머니의 삶은 시인의 시의 근원적 정서가 들어있는 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시인의 정서적 지향은 현재, 기계적 문명, 현세태의 인간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원초적 자연, 소슬한 인정과 신앙의 세계로 향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시인의 시적 상상력의 전개 방식이 응축과 확산, 구심성과 원심성의 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도 시편을 통하여 알게 될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자연과 신앙 두 세계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