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io Humanitatis pro Sanatione
- 콜렉티오 후마니타티스 프로 사나티오네 -
인간이 만든 모든 것으로부터의
상처, 그리고 치유를 말하다!
“치유는 상처받은 이에 대한
진심과 인내와 신뢰를 보내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다.”
치유인문 컬렉션은 이름 모를 풀꽃들의 테피스트리다. 우리는 처음부터 정교하게 의도하지 않았다. 아주 우연히 시작되었고 진정 일이 흘러가는 대로 두었다. 필자가 쓰고 싶은 대로 쓰도록 했고, 주고 싶을 때 주도록 내버려 두었다. 글은 단숨에 읽을 분량만 제시했을 뿐, 그 어떤 원고 규정도 두지 않았다.
자유롭게 초원을 뛰어다닌 소가 만든 우유로 마음 착한 송아지를 만들어내듯이, 편안하게 쓰인 글이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우리는 읽는 이들이 이것을 통해 자신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새롭게 각성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공감하며 고개를 주억거리면 그뿐이다. 읽는 분들이여, 읽다가 지루하면 책을 덮으시라.
“수많은 생각과 고민, 판단 속에
희로애락의 굴레까지 떠안고 있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멈출 수 있는 휴식처 같은 책!”
『오직 모를 뿐_벽암록』은 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역임하고 서예·전각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두헌 작가가 집필한 책이다. 저자는 군복무 중 우연히 접한 『벽암록』에 매료돼 수덕사에서 보탁이라는 법명을 받고 선(禪) 공부에 매진한다. 이번 책에는 100칙으로 구성된 『벽암록』의 본문과 각 핵심 주제를 돌에 직접 새긴 저자의 전각 작품이 실렸다. 고뇌와 혼란으로 점철된 삶에 선승들의 문장이 위로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
요즘 사람들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 ‘판단’을 하며 살아가고, 희로애락의 굴레까지 떠안고 있다. 또한 시기와 질투로 다른 사람들까지 자신의 안으로 끌어들여 마음은 더 복잡해진다. 그런 반복 속에서 이 책은 잠시나마 멈출 수 있는 휴식처 같은 책이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무슨 말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문 자체가 벌써 이 글에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탄이니, 믿고 읽어 나가보기를 바란다. 분명 즐거운 일이 생길 것이다.
운문스님이 법문하기를,
“15일 이전의 일을 그대들에게 묻지 않겠다. 15일 이후의 일에 대해서 한 마디씩 말해보라.”
스스로 답하기를,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다.”
- 제6칙: 운문의 ‘좋은 날’(雲門好日)
인문으로부터 나아간
치유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
인문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그 안에 시간의 역사나 사유의 결을 추적하는 이성도, 정서적 공감에 의지하여 문자든 소리든 몸짓으로 표현하는 문학 예술도, 주거 공간이 갖는 미적 디자인이나 건축도, 인간의 몸에 대한 유기적 이해나 공학적 접근도, 하다못해 기계나 디지털과 인간을 결합하려는 모색도 있다. 이렇게 인문을 정의하는 순간, 인간의 삶과 관련한 모든 노력을 진지하게 살필 수 있는 마음이 열린다.
치유는 주체의 존재에 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자신을 스스로 조절해가는 자정 능력을 표현한다. 치유는 상처받은 이(그것이 자신이든 타인이든)에 대한 진심과 인내와 신뢰를 보내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이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고 보겠다는 관세음보살의 자비로운 눈빛과 모든 이의 아픔을 보듬겠다며 두 팔을 수줍게 내려 안는 성모마리 아의 자애로운 손짓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