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단군신화와 성경, 호메로스까지 떠올리게 하는 한 민족의 건국 이야기
가상의 장소인 유라 평원에 갑자기 혹독한 추위가 몰아친다. 그곳에 사는 아리라 부족이 유라 평원을 떠나 별이 지목한 동쪽 끝 아름다운 땅을 찾아 나서는데, 10년에 걸친 기나긴 유랑과 모험 끝에 마침내 새로운 나라를 세우게 된다는 내용의 장편소설이다.
30년 남짓 CBS(기독교방송)에서 프로듀서로 일한 저자의 첫 작품으로, 호랑이와 곰이 등장하는 내용이 얼핏 단군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이 소설은 단군신화를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으나, 단군신화뿐만 아니라 우리 전래 동화 몇 편과 성경의 구약과 신약의 특정 대목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도 버무려져 있다. 나아가서 전래 동화와 성경의 내용을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한민족의 시원에 관한 상상과 우리의 정체성, 그리고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이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라고 밝힌다.
우리 전래 동화와 히브리 민족의 세계관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모티브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에는 아리라 부족을 이끄는 아이사루가 보여주는 리더십과 한 남자로서의 고뇌, 아이사루를 보좌하는 알티아와 파무르의 우직함과 충심, 아이사루의 아들이자 별에 의해 선택되어 아이라 부족을 동쪽으로 인도하는 아슬라의 지혜와 명민함, 그 외 다른 등장인물들이 품은 인성과 개성, 집단사회에서 자연히 발생하게 되는 갈등과 화합, 기후와 환경 조건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형태 등이 아리라 부족의 모험담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독자들에게 우리 민족의 기원에 관한 가슴 뛰는 상상을 가능하게 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