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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폭풍

벌레 폭풍

  • 이종산
  • |
  • 문학과지성사
  • |
  • 2024-09-05 출간
  • |
  • 292페이지
  • |
  • 124 X 188mm
  • |
  • ISBN 978893204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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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천재지변의 불안을 무너뜨리는 사랑
결핍을 함께 견인하며 성장하는 공동체의 역사

멀리서 검은 벌레 떼가 넘실거리는 것이 보였다. 폭풍이 몰려올 조짐이었다. ‘구름이 아니라 벌레 떼 때문에 숲이 어두운 거였구나. 예보에서는 이틀 뒤에나 온다고 했는데.’ 숲이 벌레 떼의 그림자로 어둡다는 걸 알게 되니 불안으로 가슴이 울렁거렸다. 포포는 얼른 산책 모드를 끄고 숲에서 나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pp. 33~34)

선물 같은 하루. 맑고 화창한 날씨. 잠에서 깬 주인공 포포가 아침을 여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러나 『벌레 폭풍』에서 인물들의 생활은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스크린 윈도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한없이 아름답지만 뉴스는 곧 다가올 폭풍을 예보한다. 그것은 비바람이 아닌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벌레 폭풍이다. 세상을 까맣게 뒤덮은 벌레들이 전파하는 병의 위험성 때문에 통행을 꺼리는 사람들 대신 드론과 자동차가 거리를 활보한다. 가족과의 산책이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뤄지는 것도 익숙한 현실이다. 나무 인형 제작자인 주인공 포포는 대학 과정 교육자인 무이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으나 두 사람은 한 번도 서로를 직접 대면한 경험이 없다. 스크린 윈도를 통해서 촘촘하게 일상을 공유하고, 습관을 관찰하고 확인했을 뿐이다. 포포는 ‘스킨포비아’로 타인과의 실제 접촉을 꺼린다. 무이와의 결혼을 결정하면서 그가 겪는 두려움과 불안은 벌레 폭풍의 시대에 보편적인 증상으로 설명된다. 포포는 결혼을 앞두고 무이와 실제로 만남을 가질 것인지, 가정을 꾸린 후에 두 사람의 공간을 분리할 것인지 합칠 것인지에 관한 고민에 빠진다. 반면 무이는 포포를 실제로 만나고 접촉하고 싶어 하지만, 약혼자의 불안과 걱정을 이해하기에 충분히 배려하며 합의하에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한다. 이렇듯 이종산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생활상의 여러 제약을 받아들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고유의 생활을 유지하는 한편 확장하려 분투 중이다.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그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시험한다. 가족일지라도 연인일지라도 모두 다 털어놓을 수 없는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들이 화합하는 장소는 사랑이 약속된 곳이다. 밀애를 속삭이던 건물, 사랑하는 이가 가꿔온 성역과도 같은 생활공간. 가치관과 그에 따른 행동 방식, 표면적인 말 뒤의 숨은 의도까지, 엇갈리기 쉬운 수많은 미로를 지나 이종산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의 마음 깊은 곳에 천천히 도달한다.

‘결혼’과 ‘양육’이라는 생명의 여정을 둘러싼
자아의 대범하고 숭고한 확장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떨 것 같아?”
포포가 무이에게 묻는다.
“상관없어. 지금 우리 같이 있잖아. 그거면 된 거 아냐?”
무이가 책상 의자에 앉아서 말한다. 무이는 그 의자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맞아. 내 생각도 정확히 똑같아.” (p. 261)

소설 속 또 하나의 인물, 포포의 언니인 민정은 홀로 아이를 양육하며 원가족 내 중재자를 자처하고 타인의 상처와 아픔을 끌어안는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전염병에 걸린 애인을 찾아 곳곳을 헤맨 끝에 결국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지만, 짧게 주고받은 메시지로부터 ‘사랑은 이별을 두려워한다’는 믿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희망을 길어 올린다. 도래하고야 말 헤어짐의 순간을 연기하며 서로의 곁을 지키는 것, 인생의 고락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수단을 초월해 나누는 것. ‘사랑’이라는 두 음절의 단어가 아쉽게 압축해버린 숱한 사랑의 장면을 『벌레 폭풍』은 섬세하게 그려낸다.
“미래에도 사람은 사랑을 하고 가족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답을 냈습니다. [……] 사람들은 가까운 존재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놀랍게도 가까운 존재만이 아니라 한 번도 본 적 없는 먼 존재들까지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이종산은 특유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문체로, 모두에게 열린 화법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탐색한다. 친밀함은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현실을 필요로 하는가? 접촉이 담보되지 않는 세계에서 인간의 마음과 마음은 어떻게 맞닿을 수 있는가? 미래 사회에서 가족의 결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면서 작가는 또 한 발짝 독자에게 다가선다. 소설가로서 이종산이 사랑해 마지않는 인물, 민정이 그러하듯 “언제든 불을 나눠줄 준비가 된 사람”의 이야기, 언제나 “가슴속에 하나씩 살아 있는 불”(‘작가의 말’)을 꺼뜨리지 않고 타인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간직한 삶이 여기에 있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에필로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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